- 뙤약볕 아래 새를 찾아 2박 3일
날이 너무 더워서 휴가나 다녀오자고...
창녕에 가서 따오기를 보고
울산에 가서 큰부리도요도 보고
포항에 가면 해변에 도요들이 있을 거라고
포부도 크게 길을 나섰다
첫날 막히는 길을 뚫고 창녕에 갔다
입구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따오기복원센터 앞까지 갔다
따오기가 있던 곳에는 풀만 무성하고
새들이 보이지 않았다
남편이 입구 해설사 분께 물어본다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입구를 다녀왔다
해설사 분 말이 따오기는 겨울철새라
지금은 갑옷(?)을 입은 것과 같다
더워서 아침 일찍이나 늦은 저녁에 볼까 말까 하고
낮에는 시원한 나무 그늘에 숨어 볼 수 없다고...
아무 때나 오면 따오기를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부족하니 몸이 고생할 수밖에...
다시 길을 떠나 울산 큰부리도요를 만나러 갔다
울산에 도착하니 6시가 넘어
큰부리도요를 찾으니 보이지 않았다
상황을 알아보니 큰부리도요는 이틀 전부터 보이지 않는다고...
노랑발도요, 뒷부리도요, 꼬까도요 들은 있는데
큰부리도요는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하고 내일 아침에 다시 와 보자고...
진하해변에 숙소를 잡고
아침 일찍 나와 보았지만 역시나...
그러면 포항으로 가 보자고
작년에 태풍올 때 와 보았던 곳을 이리저리 둘러보았지만
보던 도요들만 보이고 새롭게 본 것은 중부리도요만...
중부리도요는 게 사냥을 얼마나 잘하는지
한 자리에서 게를 다섯 마리나 잡아서 삼키는 걸 보았다
게가 발버둥을 치는 데도 요리조리 잘 다뤄서 꿀꺽!!!
그냥 올라가기에는 서운해서
하룻밤을 포항에서 더 자고
다음날 다시 이리저리 둘러보았지만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었다
삼 일간 뙤약볕 아래서 새들을 찾다 보니
가만히 있어도 흐르는 땀이 얼마나 고약한지
나 자신이 맡기에도 땀 냄새는 고약하기 그지없었다
차가 움직일 땐 에어컨을 켜지만
새를 찍을 때는 창문을 열어놓고 찍으니
울산이나 포항이라고 해서
날씨가 서울보다 더 낫지는 않으니
올라오는 길에는 6시가 넘었는데도
차 바깥온도가 3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2박 3일 더위를 피하는 피서가 아니라
땀만 흘리고 돌아온 여름휴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