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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서희 Oct 27. 2024

새들과 함께 한 대만 3박 4일

- 오색조, 까치딱새, 푸른눈테해오라기, 그리고 이름 모를 새들

새들과 함께 한 대만 3박 4일

- 오색조, 까치딱새, 푸른눈테해오라기, 그리고 이름 모를 새들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대만에는 도심 한가운데 있는 공원에도 새가 많다기에

사진을 찍는 몇 분과 함께 보러 갔다

대만은 10월이 건기라 대부분 날씨가 좋다기에 믿고 갔는데 

비가 계속 찔끔찔끔 왔다

비가 그쳐도 습도가 높은 후덥지근한 날씨였다


첫날은 호텔에 짐을 맡기고 다안산림공원을 갔다

거기에는 푸른눈테해오라기가 많고

흰배뜸부기가 지천이라는 말을 들었다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씨라

눈으로만 구경하자고 갔는데

들어가자마자 눈에 보이는 푸른눈테해오라기가 있어

열심히 찍고 돌아섰는데

여기에도 있고, 저기에도 있다

사람이 지나가도 피하지 않고

땅을 파서 지렁이도 잘 잡는다

호수를 지나면서 쇠물닭도 보고

숨어있는 흰배뜸부기도 언뜻 보았는데

흰배뜸부기는 사람을 피해 숨기 바쁘다

테크길을 지나 내려가니 

어머, 까치딱새네

우리나라에서 한번 발견된 적이 있다고 들은 

까치딱새를 여기서 보다니...

빛이 어두워서 잘 찍지는 못하고

다음날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새벽에 오느라 피곤해 

뜨거운 물에 몸을 풀고 쉬려고 했는데

이게, 웬 일?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네...

오늘 호텔에 맡긴 가방이 많다 싶더니

투숙객이 많아 뜨거운 물이 부족한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니 뜨거운 물이 제대로 나와

머리라도 제대로 감을 수 있었고

다음날부터는 그런 일이 없었다


둘째 날은 동물원을 가기로 했다

동물원에 조류관이 있는데

거기에 새들이 많다고 하여서...

동물원에 들어가기 전에 벌써 새가 많이 보였다


동물원 안에서 본 새 중에는

푸른꼬리벌잡이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홍학류가 있는 물가에는 타이베이저어새도 있고

목점박이비둘기도 있고

흰배뜸부기도 있었고

이름을 알 수 없는 다른 새들도 많았다


오전에는 계속 비가 많이 와서

사진을 별로 찍지 못했는데

점심을 먹은 후에는 날이 개었다


동물원에 있다는 많은 새들을 거의 다 만나고 내려왔는데

오색조만 못 보았다고 투덜대면서(?) 나왔다

그런데 그 말을 하자마자

길가 나무 위에 오색조가 보이는 것이었다

햇빛이 쨍쨍하게 비춰 오색조 색깔도 너무 예쁘게 찍혔다

오색조를 찍고 내려오다가

건물 지붕 꼭대기에 앉은 검은바람까마귀도 보고

주차장에 내려와서는 

뿔찌르레기(자바뿔찌르레기)와 

눈이 빨간 찌르레기(Asian Glossy Starling)도 보았다

예쁜 새들을 많이 만나 너무나 즐거웠던 하루였다


다음날은 타이뻬이식물원을 갔다

그곳에는 아침부터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식물원에는 높이 솟은 나무가 많아서

새소리는 많이 나는데 새는 잘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에 가니

무슨 매를 찍는다고 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매도 찍고 황금새도 찍고

이름 모를 파란 새도 찍고 있었다

높은 나무에만 새들이 숨어있어

새를 찍을 수가 없어 나오려고 하다가 

새들이 보이는 곳이 있어 들어갔더니

여기저기 새들이 많았다

찌르레기 종류 같은데 저마다 다르게 생겼다

꼬리가 조금 긴 새, 꼬리가 아주 긴 새

작은동박새도 있고 오색조도 보이고

푸른눈테해오라기도 보이고 새매도 보였다


점심을 먹고는 다시 다안산림공원으로 갔다

들어가자마자 까치딱새를 찍고

물총새도 찍었다

그런데 대만사람들은 다른 예쁜 새들보다

물총새가 더 예쁘다고

물총새를 찍으라고

사진기를 들고 가는 사람들을 부르곤 했다

다안산림공원에 다시 간 이유는

녹색비둘기를 못 보아서였는데

세 시간 이상 찾았지만 찾지 못했다

첫날 그렇게 많이 보였던 푸른눈테해오라기는

주말이라 사람이 많아서인지 나무 위에 숨어있다가

저녁 무렵이 되니 하나둘 내려오기 시작했다

푸른눈테해오라기는 개가 지나가도 피하지 않아 신기했다

나오기 전 마지막으로 감나무에 매달려 감을 먹는 

오색조를 보았는데 너무 예뻤다


마지막 날은 12시 비행기라 짐만 정리하고

공항으로 나왔다

3박 4일이란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 

대만은 도심에도 새가 많았고 동물원 식물원에도 새가 많았다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오색조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들었던 까치딱새

사람이나 개가 지나도 피하지 않는 푸른눈테해오라기

녹색비둘기를 못 보아 아쉬웠지만

언젠가는 만나리라...


이번 여행을 함께 한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까치딱새
목점박이비둘기
푸른눈테해오라기
오색조
푸른꼬리벌잡이새
따오기 종류(Scarlet Ibis)
이름 모를 파란 새(black-naped monarch)
흰배뜸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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