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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마인드 2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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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파랑 Sep 24. 2024

조바심.

죄책감




조바심


조바심은 잔잔한 호수 위 돌을 던지는 것과 같습니다. 돌이 물속으로 떨어지는 순간, 고요했던 물결은 빠르게 퍼져나가고, 물결은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호수 전역으로 번져 갑니다. 마음의 평온을 깨뜨리는 작은 불안은 커다란 파동이 되어 우리를 휘감고, 우리는 파동 속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립니다. 조바심은 그처럼 작게 시작되지만, 내면을 계속해서 흔들리게 하는 감정입니다.


조바심은 멈추지 않는 시곗바늘을 더 빠르게 움직이려는 손과 같습니다. 우리는 시간을 앞당기고 싶어 애쓰지만, 오히려 시간을 더 느리게 흐르게 만듭니다. 시곗바늘은 우리 마음과 달리 제 속도대로 움직이며, 우리는 그 흐름에 맞추지 못한 채 조바심 속에서 괴로움을 느낍니다. 시간을 조급하게 쫓는 순간, 오히려 시간에 의해 뒤처지게 됩니다.


"조바심은 시곗바늘을 재촉하는 헛된 손짓이다."
— 프란츠 카프카


조바심은 아직 익지 않은 열매를 따려는 충동과 같습니다. 우리는 열매가 더 달고 완벽해지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손을 뻗습니다. 하지만 서두른 만큼, 열매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고, 덜 익은 맛을 감당해야 합니다. 조바심은 기다림의 가치를 잃게 만들고, 준비되지 않은 순간을 억지로 당겨오려는 조급함을 반영합니다.


"조바심은 나무 위에 아직 익지 않은 열매를 따려는 성급한 마음이다."
— 마르셀 프루스트


조바심은 바람에 불안하게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마음을 떨리게 합니다. 나뭇잎은 바람이 멈추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스스로 멈추려 하지만, 바람은 우리의 통제 밖에 있습니다. 우리는 흔들림 속에서 균형을 잡으려 하지만, 조바심은 오히려  더 흔들리게 만듭니다. 평온을 찾으려는 순간조차, 조바심은 마음을 흔들며 안정을 앗아갑니다.


"조바심은 바람 속에서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우리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다."
—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조바심은 마음속 깊은 불안을 자극하며, 서둘러 결과를 보고자 하는 욕망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성급함 속에서는  원하는 결과를 온전히 얻을 수 없으며, 오히려 기다림의 시간을 통해 더 성숙한 순간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조바심을 다스리고 인내할 때, 그 속에서 더 큰 평온과 지혜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죄책감


죄책감은 마음속에 던져진 무거운 돌과 같습니다. 돌은 깊은 곳으로 가라앉으며, 우리의 가슴을 누르고, 무게에 의해  한 걸음도 쉽게 내딛을 수 없게 됩니다. 죄책감은 저지른 실수나 잘못으로 인해 내면에 자리 잡은 고통이자, 되돌릴 수 없는 과거의 그림자가 되어 현재를 짓누릅니다. 무게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는 죄책감 속에서 끊임없이 돌의 무게에 짓눌려 고통받습니다.


죄책감은 마치 끝없이 깊은 심연 속으로 던져진 돌처럼, 그 끝을 알 수 없는 감정입니다. 돌이 떨어질 때마다, 그 울림은 점점 더 커지고 깊어지며, 우리는 그 울림 속에서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죄책감을 느낍니다. 그 심연은 우리가 벗어나려 할수록 더 깊어지고, 결국 죄책감은 끝없이 우리를 그 속으로 끌어당기며 마음의 평화를 앗아갑니다.


"죄책감은 끝없는 심연으로 가라앉는 돌과 같다."
— 에드거 앨런 포


죄책감은 바닥에 닿아 멈춘 배의 닻처럼, 우리를 현재에 고정시키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합니다. 닻은 바닥에 깊숙이 박혀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우리는 그곳에서 멈춰버린 상태로 무력하게 떠다닙니다. 닻이 마모될수록, 죄책감은 마음을 점점 더 갉아먹으며, 결국 무거운 닻에 의해 짓눌려 버리고 맙니다.


"죄책감은 우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닻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이 박힌다."
— 헨리 제임스


죄책감은 겨울날 차가운 유리창에 맺히는 성에와 같습니다. 성에는 유리창 너머의 세상을 흐릿하게 만들고, 우리는 그 너머에 있는 따뜻함과 평온을 온전히 볼 수 없습니다. 차가운 유리창을 바라보는 우리는 성에를 닦아내려 하지만, 죄책감은 다시금 차가운 막을 형성하고, 우리는 그 안에서 온전히 세상을 마주하지 못한 채 스스로의 감정에 갇히게 됩니다.


"죄책감은 차가운 유리창 위에 맺힌 성에처럼 시야를 가린다."
— 도로시 세이어스


죄책감은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쉽게 아물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거운 돌을 내려놓고, 자신을 용서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죄책감을 통해 배운 교훈을 마음에 새기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그 속에서 다시 일어설 용기를 찾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봉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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