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에 세 번 찔린 팔구멍
환자분, 곧 그 흔적들은
접을 때 아리고
펼 때 따갑고
별 것도 아닌 생명의 말에 벌어집니다
울컥 차오르는 열변의 토사물은 많지만
이 살해성을 꾹꾹 눌러둬야지요
그래야 열이 식고
피가 돌고
멍이 들어서
혐오라는 연고를 덕지덕지 바른 채
언젠가 명쾌한 짓밟음을 선사할 수 있기를
바랄 수 있는 겁니다.
피가 도는 것은 역시
파괴적인 것입니다
또한 역시
파괴는
영혼을 가장 효과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독한 권태의 치료제이니
조심해서 섭취하시길 바랍니다.
언젠가는 누구든 밟아 죽일
썩은 영혼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