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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DG Oct 21. 2024

휴직 중 재테크하기

겸업금지는 언제 풀리나요?

  휴직기간 중 일부 월급이 나왔기에 다행히 치료비용을 감당할 수 있었다. 

약값과 치료비 그리고 진단서를 포함한 가격은 꽤 비싼 편이었다. 작고 소중한 금액이지만 일을 하지 않는데도 들어온다는 게 어디인가? 가계에 위협이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안도하였다.

그러나 계속 일을 하며 직장인의 신분이던 내가 하루아침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몸만 챙기는 입장이 되어 보니 온몸에 좀이 쑤셨다.

십 년 이상 아침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던 나는 방학 때도 항상 부지런하게 몸을 움직였었다. 그런데 휴직기간 동안은 원래 써야 할 에너지가 분출이 안되었는지 아무리 일찍 일어나도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잠이 잘 오게 하는 약까지 처방받아야 할 정도이니.. 

예전에 정년 퇴직하신 우리네 아버님들이 퇴직 다음날 우울증에 걸리신다더니.. 행복한 고민이라고 생각했지만 신체가 회복되어야 하는 이 시점에 나의 고민은 심각했다.


그래서 우선 책을 더 읽기로 결심했다. 책을 좋아하던 나는 힘들게 몸을 도서관으로 끌고 가서 미친 듯이 책을 빌렸다. 전부 재테크와 관련된 도서들이었다. 상반기에만 해도 권이 넘는 책을 빌렸을 것이다. 도서관 카드로는 부족해서 남편의 도서관 카드까지 활용하여 최대한 많은 책을 빌려 읽는 것이 내 목표였다.

살면서 이렇게 책을 읽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미친 듯이 책을 탐독하였다.

책의 내용은 경매, 주식, 부업, 부동산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작년까지 마음을 위로하는 심리학 도서나 여행 관련 서적, 인문학 베스트셀러 등을 읽던 나와는 완전 다른 포지션이었다. 한 우물을 계속 파다가 나랑 관련성이 없어진다 싶으면 다른 우물도 계속 팠다. 재테크이지만 관심 분야가 계속해서 달라지고 넓혀졌다.

유튜브 채널도 부동산, 주식과 관련된 내용만 주야장천 들었다.

이게 아니면 의미가 없었다.


사실 나는 돈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었다. 예전에 돈 욕심 없다는 사람 조심하라고 했지만 나는 실제로 그랬다. 부모님의 영향일 수 있는데 명품이나 비싼 물건들에 크게 관심이 없었고 오히려 절약하는 입장이었다. 남들은 힘들어할 수 있는 '냉장고 파먹기'가 나에게는 크나큰 오락요소였을 정도니까. 보이는 시선이 중요한 한국에서는 약은 편이 아니었다. 나는 여우보다는 곰인 편이었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매기는 편이었다. 내가 하는 유일한 사치는 달걀을 고를 때 유정란 또는 무항생제를 고른다던지, 무농약 또는 친환경 채소를 고르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 공황장애라는 증상이.. 유서를 쓰고 싶을 만큼 내 신체능력에 대한 확신이 옅어지다 보니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직장에 다니지 않는 내 모습을 생각하며.. 나의 생계, 우리 부부의 생계를 위한 밥벌이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무슨 생각인지 나도 나를 모르겠는데, 남편 혼자 외벌이를 하는 것은 싫었다. 결혼 생활 중 남편이 한동안 취업을 위한 공부를 하여 백수였던 적이 있었고 그로 인해 오히려 내가 외벌이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문에 부업에 대한 관심이 더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겸업금지에 해당되는 직군에 내가 속한다는 사실이다. 일반 회사원과는 달리 내가 할 수 있는 부업의 종류가 현저히 적었다. 일단 내가 시작한 것은 부동산이었다. 아마 모든 공무원들이 다 공부하고 있는 분야이지 않을까? 나는 유료강의는 듣고 싶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유튜브에도 양질의 교육 영상들이 충분히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여기저기에서 무료로 특강을 듣거나 자료들이 생기게 되어 읽고, 남편과 여행겸 임장을 다니며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그러나 몸이 허약하여 집중력이 오래가지는 못했다. 실제로 무언가를 하다기보다 앉아서 경제 지식을 습득한다던가, 여행을 가더라도 휴식을 오래 취하는 방향으로 시간을 보냈다. 

부단히 노력을 하다가 부동산을 통해 임대소득을 발생시키는 방법을 생각하였다. 가진 자산의 규모에서 크게 대출을 벌이지 않고 생활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결심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내 인생 전체의 계획에서 굉장히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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