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는 다른 삶일까? 파이어족을 검색하다.
조기은퇴를 꿈꾸게 되다.
한때 투자 이민에 관심을 두던 때가 있었다.
코로나 역병이 돌았던 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을 때 이 지독한 역병이 언젠가는 끝나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일상의 매너리즘에 빠졌었던 시기이다.
당시 특히 그리스에 관심을 두었었는데 그곳은 부동산 투자이민을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을 갖고 접근할 수 있었다. 나는 한동안 그리스어를 가르쳐주는 유튜브를 틀어놓기도 하고 그리스 여행 유튜브를 시청하며 꿈을 키워갔다. 생애표를 그리며 몇 년 뒤 살림을 다 정리하고
그리스로 떠나자는 생각을 했었다. 한 번도 가본 적도 연고지도 없는 나라이면서 말이다. 그런 생각을 품고 지내는동안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난 그리스를 갈 사람이니까.. 이 정도는 아무 일도 아니야.' 속으로 생각하며 매사 초연하게 지낼 수 있는 동력이 얻었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 은퇴이민은 그때만큼 또렷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투자비가 훨씬 오르기도 했고 그리스가 계속해서 살아가기 마냥 편안한 나라는 아닐 것 같은 생각에서이다. 만약 이민을 간다면 몇 번 가본 나라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최소한 한달살이나 일년살이를 해본 다음의 일이 될 것이다.
대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여러 파이프라인의 수익으로 파이어족이 된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짧은 인생을 관통하는 진리를 찾은듯하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들도 찾아가는 과정 중이었다고 보는 게 맞겠다. 인생에 정답은 없으므로 어른들이 말하는 성공한 또는 평범한 삶이라는 정답을 강요당하기보다 삶의 주체성을 갖고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행하는 삶을 택했던 것이다. 오히려 직장 밖은 지독한 현실이므로 돈에 대해 자각하며 겸손하게 삶을 꾸려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물질적 부나 사회적 지위보다는 시간의 자유로움을 선택하여 심신의 스트레스를 최소화시키는 행동이었고 매여있는 것이 없으니 굉장히 유연하게 삶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물론 일이 주는 장점들도 굉장하므로 절대 정답으로 규정할 수는 없다. 인생들의 모든 상황은 다르기에.)
나는 하나에 꽂히면 온 시간을 그곳에 쏟는 타입이라 파이어족에 매료되었을 때는 관련도서를 미친 듯이 뒤졌다.
유튜버들의 일상을 공부하기도 하였고 쇼핑을 할 때 물건 후기의 단점을 찾듯이 파이어족의 한계점 같은 것도 마구마구 찾아보았는데 단점이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인 명함을 떠나 먹고살 수 있을 정도만 벌고 나머지 시간은 나를 위해 투자할 수 있다니. 비록 직장을 다닐 때처럼 나를 포장해 주는 것은 없지만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에 나를 던져 내 삶을 능동적으로 구성하는 삶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약자로 FIRE 조기은퇴족.
보통 파이어 족하면 금수저나 어마어마한 자산을 획득한 사람들인 것 같지만 파이어족도 종류가 여러 가지이다.
하루에 네 시간 미만으로 일하는(건보료나 세금혜택이 있겠지) 바리스타 파이어족은 돈도 돈이지만 적당한 에너지 분출과 사회성을 기르기에 적합한 형태였다. 소위 디지털 노매드(노트북을 가지고 전 세계에서 여행하며 일할 수 있는)라고 생각하면 될까. 일에 매몰되지 않되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서 자유롭게 일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절약하는 린 파이어족과 하루 짧게 일하는 바리스타 파이어족에 관심이 있었다. 둘 다 병행하는 것에도 관심이 있었다.
공부해 본 결과, 파이어족을 위한 필수요소는 바로 절약의 일상화와 일정 현금흐름이었다.
수익형 부동산과 소일거리 등을 병행하면 충분히 할만할 것 같았다. 가장 중요한 가계부 분석과 지출통제를 하여 내가 어느 정도를 지출하는지를 알게 되었고 어느 만큼 아끼면 생활이 가능한지를 날마다 확인하였다.
그리고..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을 때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지출대상이었다. 가령 건강보험료나 세금과 같은 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