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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미 MUMI Feb 28. 2024

재능대회 준비를 왜 원어민 교사만 준비하지?

태국 학교

태국에서 한국어 교사로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는 바로 재능대회이다.

언어별로 이루어지는 재능대회는 코로나 이전엔 5가지로 나뉘어서 대회가 진행되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2년 정도 대회가 진행되지 않다가 2022년에는 1학기에 온라인으로 2개, 2학기에 오프라인으로 2개가 진행이 되었다.


한국어 대회의 경우 2022년에는 1학기에는 구연동화 말하기와 뉴스 말하기가 진행되었고 2학기에는 동네에 유명한 곳 소개하기와 연극이 진행되었다.


태국인 한국어 선생님도 있지만 2022년의 경우 대회 준비를 할 때 태국인 선생님은 전혀 참여를 하지 않아서 어쩌다 보니 나와 학생끼리 준비를 하게 되었다.


계속 바쁘다는 핑계로 3주 동안 참여를 하지 않으시더니 결국 대회 마지막 날 하루만 연극하는 학생들 연습에 참여를 했다.


대회 전날에 연습에 안 오냐고 라인으로 연락을 하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더니 한참이 지나고 왔다.


결국 연극 연습하는 학생들만 대회 전 날 하루 태국인 교사에게 피드백을 받고 유명한 곳 소개하기에 참가하는 팀은 태국인 교사와는 연습을 해 보지도 못하고 대회에 나갔다.


한국어 전공반이라고 해도 고등학생들이라서 아직 어리고 한국어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서 한국인 교사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정확히 이해를 할 수 없다. 그래서 학생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태국인 교사가 담당을 하거나 한국인 교사와 연습할 때 옆에서 같이 피드백에 대해 설명도 하면서 지도를 해야 하는 데 모든 학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한국인 교사에게 모든 걸 맡기려고 하는 태국인 교사들이 종종 있는 것 같다. 거기다 이런 내용이 사전에 이야기된 부분이 아니라 연습에 온다고 이야기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참여를 안 해서 억지로 한국인 교사만 지도하게 만드는 것이 특히 더 나쁜 점이라고 생가한다. 


학생들은 대회 나가서 상을 타고 싶은 마음에 방과 후와 주말까지 나와서 준비를 하고 연습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는 한국인 교사는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어서 학생들을 지도하려고 하고 태국인 교사는 학생들이 대회에서 상을 탔으면 하는 욕심은 있으면서 학생들 연습을 지도하진 않고... 지도하기 싫으면 대회 참가를 안 하면 되는데... 그러면 학교에서 왜 다른 언어는 대회 나가는데 너네는 나가지 않냐는 이야기는 듣기 싫으니 참가는 하고... 대회를 준비하면서 여러모로 한국인 교사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는 것 같다. 



모든 학교가 이런 건 아니지만 태국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교사 중 이런 일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재능대회의 경우 한국인 교사는 학생들이 대회에 우승을 한다고 해도 특별히 이익이 되는 일은 없다. 하지만 태국인 교사의 경우 이걸로 나중에 학교에서 승진할 때도 도움이 되고 학교마다 교사 평가하는 기간이 있는데 그럴 때 도움이 되는 실적으로 들어가서 많은 태국인 교사가 대회에 참가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본인에게도 중요한 일을 전혀 참여하지 않으면서 대회에 나가서 상을 타기만을 바라는 태국인 교사가 생각보다 많이 있다. 거기다 본인이 지도는 하지 않고 대회 참여는 한국인 교사를 빼고 대회에 참가하는 경우도 있다. 

어찌 보면 우리는 원어민 강사로 근무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일하는 강도는 공무원인 태국인 교사보다 대회나 행사 때는 더 많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이것도 학교마다 다르고 태국인 선생님에 따라 다르긴 하다.


다행히 지금 근무하는 곳은 센터학교지만 오히려 태국인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잘 지도해 줘서 나는 발음같이 세세한 부분만 신경 쓸 수 있어서 효과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것 같다. 

또한 옆에서 태국어로 학생들에게 번역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 주니 단기간에 학생들도 발음과 억양에서 수정을 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편하게 지도할 수 있다. 


태국에서의 한국어 교육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태국인 교사가 얼마나 본인일을 제대로 하느냐에 따라서도 학교 업무의 강도가 달라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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