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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장재형 Dec 22. 2022

원형과 상징

#융심리학입문

 

“내 생애는 무의식에 대한 자기 인식의 이야기이다.”

-칼 구스타프 융(1875~1961)

 

1917년 발표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헤세 문학의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데미안》은 융의 분석심리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헤세는 ‘독일 전쟁포로 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반전운동에 가담했는데, 독일 언론은 그를 민족의 반역자라며 거센 비난을 한다. 게다가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막내아들 마르틴의 심한 정신질환, 아내의 신경쇠약 증세 악화 등 가족들의 불행이 겹치면서 헤세 자신도 심한 우울증과 신경쇠약에 시달리게 된다. 결국, 헤세는 심리학자 칼 융의 제자인 요셉 베른하르트 랑 박사로부터 심리치료를 받는다. 즉 헤세는 랑 박사의 치료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괴롭혀왔던 갈등과 새롭게 직면하면서 정신적 위기를 극복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그는 분석심리학을 공부하게 되었고, 《데미안》은 이러한 융의 분석심리학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문학 깊이 읽기 p135) 따라서 융의 분석심리학을 이해하는 것은 《데미안》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칼빈 S. 홀의 《융 심리학 입문》이라는 책은 심리학에서 프로이트와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룬다고 할 정도로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준, 그러나 난해한 융의 이론을 쉽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풀어낸다. 페르소나, 아니마와 아니무스, 그림자, 개인 무의식, 집단 무의식, 내향성과 외향성을 포함한 여덟 가지 심리학적 유형 등 융 이론의 핵심을 명쾌하고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특히 꿈과 상징은 인간 정신의 미스터리에 다가가고자 노력했던 융의 삶에 대해 알 수 있었다.

 

1장에서는 ‘칼 구스타프 융’의 전기인 ‘추억, 꿈, 사상(Memories, Dreams, Reflections)’이라는 책 내용에 나오는 융의 생애에 관해 간략히 서술을 하고 있다. 의사, 정신의학자, 정신분석가, 교수, 학자, 저술가, 사회 비평가, 가족의 일원 그리고 시민이었던 융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먼저 융 심리학 이론은 융이 제기한 인격의 구조에 대한 개념을 아는 것에서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인간의 인격 구조를 완벽하게 그리기 위해서 이 책은 세 가지의 의문점을 제기하고 그에 대한 답을 구해야 한다

 

첫째, 인격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구성 요소는 무엇이며, 그 구성 요소들은 상호간에 그리고 외부 세계와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 (2장 인격의 구조)

둘째, 인격을 활성화하는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이며 그 에너지들은 여러 구성 요소 사이에서 어떻게 분배되는가? (3장 인격의 역동성)

셋째, 각 개인의 일생을 통해 인격은 어떻게 발생되고 변화되는가? (4장 인격의 발달)

 

융 학파의 이론에서는 전체로서의 인격을 정신(psyche)이라고 부른다. 라틴어인 이 말은 원래 ‘영(spirit)’ 또는 ‘혼(soul)’을 의미했으나, 현대에서는 마음의 과학을 심리학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마음(mind)’을 의미하게 되었다. p51

정신은 ‘의식(consciousness)’, ‘개인 무의식’, ‘집단 무의식’이라는 세 가지 수준으로 구분될 수 있다. p52 특히 집단 무의식의 내용물들을 원형(archetype)이라고 한다. 융이 특별히 주의를 기울였던 몇 가지 원형 중에 ‘페르소나(persona)’, 아니마[anima : 남성 속의 여성적 요소], 아니무스[animus : 여성 속의 남성적 요소], 그림자(shacow) 그리고 자기(self)가 있다. p67 또한 ‘자기(self)’는 집단 무의식 속의 중심 원형으로 모든 원형과 콤플렉스 및 의식 속의 원형들에 대한 표현 형태를 끌어들여 조화시킨다. 자기는 인격을 통일하고 거기에 ‘하나 됨’과 불변성의 감각을 준다. p83 모든 인격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기다움(selfhood)과 자기 실현 상태를 달성하는 것이다. p84 융은 완전한 자기 실현을 달성하는 것보다는 자기를 인식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권한다. 자기 인식은 자기 실현으로 가는 길이다. p85 자기는 우리 인생의 목표다. 자기는 우리가 개성이라고 부르는 숙명적 통일체의 가장 완벽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p86

 

《데미안》은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자기 실현의 과정을 언급하고 있고 그 자기 실현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외부 세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부인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즉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건 누구나 자기 자신뿐이라는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길의 추구, 오솔길의 암시다. 일찍이 그 어떤 사람도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본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노력한다. 어떤 사람은 모호하게 어떤 사람은 보다 투명하게, 누구나 그 나름대로 힘껏 노력한다.’ 《데미안》 민음사,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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