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마흔 수업
"나이 마흔, 요즘 부쩍 외로운데 이유가 뭘까?" -책 속 문장
인생의 희노애락이 본격적으로 몰아치는 시기는 40대부터다. 누구나 인생에서 부족하고 못나고 아픈 짐을 몇 개씩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망하고, 아이들 제대로 사고 치고, 부부 사이 나빠지고, 아프기 시작한다.
40부터는 어린 시절 선생님과 부모님이 찾아주었던 나의 가능성을 이제 내가 발견해야 한다. 나의 아픔도 스스로 치유해야 한다. 50대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 변화가 점점 줄어들고 비슷한 일상의 반복이 계속되면 외로움이 부쩍 찾아온다.
그럼 나에게 찾아온 열등감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재해석이 필요하다.
인생에 지상이 있으면 지하도 있는 법이다. 가족이 네 명이면 그들 중 누구는 꼭대기에 있고 누구는 밑바닥에 있는 법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꼭대기만 들고 나오지 바닥은 잘 안 보여준다. 비교는 자신만 아는 바닥과 타인이 보여주는 꼭대기와의 대화이다. 그래서, 기나긴 인생의 여정과 사건의 다양성을 놓고 보면 비교는 참 부질없다. 이제는 성공한 사람을 만날 때마다 그들이 저 높은 꼭대기까지 오르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자신의 바닥과 싸웠을지가 보인다. 그가 이룬 결과에 비교가 아니라 박수를 보내게 된다. 누구든 꼭대기까지 올라가기 위해 쏟은 숨은 노력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그렇다면 나만의 밑바닥과 싸우고 있는 나 자신도 마땅히 자랑스러워해야 하지 않을까?
누구도 나 대신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 나는 내가 지켜야 한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았는데 내가 없어진 것 같아요."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 걸까요?"
"뭘하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더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요."
지금 외롭고 우울하다는 것은 내가 나약해졌다는 것이 아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질문을 하느라 내 마음이 크는 중이다.
"아이를 대하듯이 나를 대하라."
열등감에 대한 재해석을 들으며 스스로의 인생을 재해석할 수 있는 나만의 인생 해석집이 필요함을 느낀다. 간간이 브런치를 쓰면서 곳곳에 펼쳐져 있는 나만의 개똥 철학들을 한 권으로 정리해 보고 싶다. 나만의 인생 해석집에는 관계편, 외로움편, 나 자신편, 자녀교육편 등등의 섹션이 있을 것 같다. 내 삶의 철학 정도는 가지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