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자는 회사를 떠나는 사람이지만, HR에게는 그저 ‘지나가는 사람’이 아니다. 함께 일했던 시간을 떠올리면, 어느 퇴사자도 쉽게 보내지 못한다.
누군가는 성장을 위해 더 큰 무대로 향하고, 누군가는 지쳐서 떠난다. 또 누군가는 회사와 맞지 않아 조용히 등을 돌린다.
HR은 모든 이별의 이유를 알고 있다. 그래서 퇴사 면담 때 담담하게 앉아 있어도, 마음은 복잡하다.
‘우리가 뭘 더 해줄 수 있었을까.’
‘남아 있는 팀은 괜찮을까.’
‘이 사람, 다음 회사에선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는 지난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수십 명의 퇴사를 직접 마주해왔다. 프로세스대로 잘 진행하고자 애썼지만, 퇴사 면담이 쌓일수록 나도 점점 지쳐갔다.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지고, 우울감도 찾아왔다.
그런데 이 고생을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 상위 리더도, 대표님도 “HR이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 여기겠지만, 퇴사자의 얼굴을 직접 마주하고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건 결국 우리 HR이다.
나는 어디에서 위로를 받아야 할까?
위로받고 싶다, 나도.
퇴사는 매번 익숙해지는 척하지만, 결코 가벼워지지 않는다.
HR의 일은 사람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일.
그래서 이별 앞에서 더 조용히, 더 진심으로 마음을 다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