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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제도 및 보상제도 개편 후

얼마 전, 우리 회사는 평가제도와 보상제도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이는 구성원 개개인에게 보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문제이기에, 모든 구성원이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개편은 회사가 지향하는 인사 철학과 기존 제도에 대한 불만을 종합하여 개편하고자 했어요. 하지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기는 어려운 일이죠. (이 또한 저의 부족함입니다..) 제도 발표 후 일부 구성원이 강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개편에 따라 이번 24년 상반기 평가에서 자신의 승진을 어느정도 예상한 사람들 중, 1-2점 차이로 승진 후보에서 제외된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어느 정도 예측된 것이긴 해요. 전사적인 관점에서 한정된 재원으로 제도를 개편하다 보니 불가피한 측면이었기에, 고민 끝에 결단을 내리고 진행했습니다. 결단하지 않으면 이 제도는 영원히 개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타운홀 미팅을 통해 개편안을 발표한 후, 일부 구성원들이 저를 포함한 HR에게 억울함을 토로했어요. HR이 아닌, 사람으로서 저 또한 그들의 억울함에 동의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승진 기준에 대해 한시적 유예를 적용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였어도 억울했을 테니까요. 이러한 의견들을 모아 상위 리더와 경영진과 논의했습니다. 사실 경영진은 한시적 유예를 반대했습니다. 우리가 목적을 갖고 제도를 개편했고, 어떤 방향이든 불만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불만 때문에 유예를 두기 시작하면 다음 반기, 그리고 다다음 반기에도 불만이 계속해서 나오며 경영 부채로 돌아올 것이라는 경영진 의견에 동의했습니다. 유예를 두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테니까요. 결국, 가장 불만이 컸던 1가지 기준에 대해서만 이번 평가에 한시적 유예를 두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첫째, '인간으로서의 나'와 '조직의 HR로서의 나'를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구성원들의 모든 억울함엔 이유가 있고, 들어보면 다 공감됩니다. 하지만 모든 억울함을 해결해 주고자 제도를 변경하기 시작하면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없을 겁니다. 원칙을 갖고 직진해야 합니다.


둘째, 경영 부채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구성원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한시적 유예를 두면 결국 이것은 경영 부채로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구성원의 억울함을 풀어줬지만,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해야 합니다.


인사 제도를 변화시키는 일은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번 개편을 통해 느낀 것은, 약 5개월 간 인사제도는 정답이 없기에 논의를 통해 하나하나 의사결정을 통해 안이 확정되는데요. 그 의사결정 하나하나가 정말 신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중하게 결정 했지만, 돌이켜보면 아쉽고 후회되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 현실입니다.

제도를 개선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이번 제도 개편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 나은 평가 및 보상 제도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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