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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픽로그 K Jan 07. 2022

둘 중에 하나만 골라 처녀 or 선생님

너 자신을 알라 1탄

2022년 첫 레터로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호랑이! 새해 주말에 날씨가 정말 추웠지. 다들 감기 안 걸리고 건강하게 있으려나 모르겠네. 우리 구독자들 새해 복 많이 받아!! 2022년에는 더욱 알차고 풍족한 내용+급휴재 없이 꾸준히 찾아올 수 있도록 K가 노력할게.. (연말에 휴재한 게 찔려서 하는 말 맞음) 그럼 시작해볼까?


새해 첫 인사 드립니다. 구독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옛이야기로 나의 마음을 읽어보자

2022년 1월 첫 주제로 <너 자신 알라> 프로젝트를 정해봤어. 분명 내가 나로 사는데 내가 지금 어떤 마음인지 내가 좋아하는 건 뭔지 모르겠을 때가 많아, 그치? 그런 구독자들을 위해 준비한 <너 자신을 알라> 프로젝트! 구독자들이 레터를 읽으면서 K가 전해주는 옛이야기로 자신의 성향과 지금의 고민을 자세히 살펴보는 거야. 이게 가능하냐? 가능하다. 1999년 처음 만들어져서 활발하게 연구 성과를 내고 있는 ‘문학치료’가 이런 걸 연구하는 학문이야. 기존의 심리 상담으로 효과를 못 봤던 분들이 문학치료를 접하고 너무 좋다며 소소하게 입소문을 타고 있지.


에픽로그 연말 워크숍을 뒤집어 놓으셔따!

K가 이 프로젝트를 생각하게 된 건 지난주 에픽로그 연말 워크숍 때문이었어. 에픽로그에서 12/30-31일 이틀간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다가올 한 해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거든. 그때 문학치료를 소개하고 함께 활동해봤는데 이게 웬걸? 반응이 너무 뜨겁지 뭐야. 그래서 정식으로 소개하기로 마음먹었다. 직접 소통하지 못해 아쉽지만 메일은 열려 있으니 궁금한 점이나 의견이 있다면 언제든 환영이라구!


워크숍을 뒤집을 준비하는 K. 오른쪽에 빼곡한 스케줄 보여? 마 이게 직장인 워크숍이다!


한국 설화 <여우 구슬> 이야기를 이어 써보자.

그럼 <너 자신을 알라> 프로젝트 첫 번째 이야기를 소개할게. 줄거리 형식으로 간단하게 요약해서 이야기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아. 이야기를 읽고 아이가 어떻게 되었을지 뒷이야기를 이어서 써주면 돼. 정해진 답은 없으니 자유롭게 상상해줘. 미리보기 금지! 스크롤은 노노해


(1) 옛날 서당에 마을 아이들이 글을 배우러 다녔는데, 다른 아이들은 서당에 제시간에 도착하는데 한 아이만 유독 늦게 도착했다.
(2) 서당 선생님이 이상하게 여기고 왜 그렇게 늦느냐고 하니 아이가 통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3) 아이의 얼굴이 갈수록 수척해지자 다시 서당 선생님이 무슨 일인지 물었다.
(4) 아이가 선생님이 하도 다그치고 묻자 할 수 없이 이야기 하기를, 서당 오는 길에 어떤 처녀가 나와서 같이 놀자고 하며 입을 맞추고 노는데 입 맞출 적에 구슬이 처녀 입에서 자기 입으로 왔다 갔다 한다고 했다. (5) 선생님은 그 처녀는 사실 여우이고 구슬은 여의주니 다음에 또 처녀가 나타나거든 구슬을 꿀꺽 삼키라고 하며 구슬을 삼키면 처녀는 여우로 변해 도망갈 것이라 했다.
(6) 덧붙여 구슬을 삼키고 하늘을 먼저 보면 세상 모든 일에 통달하는 천기박사가 되고 땅을 먼저 보면 땅속만 거울같이 보는 지리박사가 될 것이니 하늘을 먼저 보라고 했다.
(7) ????????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



둘 중에 하나만 골라 처녀 or 선생님. 당신의 선택은?

뒷이야기 생각했니? K는 대학생 때 이걸 했었는데 처음에는 이게 내용이 갈린다고? 싶었어. 다들 나랑 똑같은 내용 쓸 줄 알았거든. 근데 아니더라고? 이게 갈리더라고? 그때의 충격이란! 지난 워크숍에서도 그랬어. 모두들 결과를 보며 소오름 돋아했지. 생각한 이야기에서 선생님 말을 듣고 처녀를 어떻게 생각했는지가 중요해. ‘선생님 말이 맞아. 처녀는 의심스러워!’ 라고 생각했다면 선생님을 선택한 거고, ‘처녀가 여우라고? 말도 안 돼. 가서 처녀랑 이야기해보자.’라고 생각했다면 처녀를 선택했다고 할 수 있겠지. 선생님의 말을 듣고 여우를 의심하느냐, 믿느냐에 따라 크게 갈린다고 할 수 있어. 이야기로 어떻게 마음을 살핀다는 건지 많이 궁금하지? 지금부터 설명해줄게!



이야기 속 선생님은 부모님, 스승, 세상의 법칙!

<여우 구슬>에서 선생님은 어른을 상징해. 부모님, 스승, 혹은 지켜야 하는 세상의 법칙 같은 것들 말야. 선생님 말을 듣고 의심의 여지 없이 처녀가 수상했다면 이런 법칙을 아주 잘 지키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아. 어렸을 때부터 가족 사이가 아주 끈끈했다거나, 부모님을 아주 존경한다거나 하는 경우. 혹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도 선생님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종교를 믿다 보면 지켜야 하는 것들이 있잖아. 어릴 때부터 그런 법칙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다 보니 다른 상황에서도 큰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거지. 어른들의 지시, 지켜야 하는 규칙에 익숙한 성향이 있어.



이야기 속 처녀는 이성을 향한 관심, 성, 사랑!

반대로 처녀는 이성을 향한 관심, 성, 사랑을 상징해. 입으로 구슬을 주고받았다는 묘사 자체가 굉장히 섹슈얼하잖니ㅎㅎ 처녀를 선택했다면 어른들과의 관계보다 또래와의 관계에서 긍정적 경험을 했을 가능성이 높아. 어릴 적부터 일찍 결혼을 꿈꿨다거나, 사랑에 환상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어. 나는 결혼해서 평생 변치 않는 나만의 짝을 만들고 싶다!는 사람들 있잖아. 그런 부류가 처녀를 많이 선택해. 선생님의 말을 따라 처녀를 멀리 했더라도, 처녀가 여우라는 말을 믿지 않았다면 이성에 관심이 있을 수 있어. 포인트는 처녀를 정말 나쁜 의도를 가진 여우로 보는가인 거지.



오늘 레터를 마치면서 말하고 싶은 게 하나 있어. 사람 성향이 100% 딱 떨어지는 건 없고, K가 직접 쓴 내용을 보면서 말한 게 아니라 전반적인 특징을 설명한 거니까 이런 성향이 있구나~ 정도로만 들어줬으면 좋겠어. 혹시 오늘 레터를 읽고 흥미를 느낀 구독자가 있다면 메일로 생각한 내용을 적어서 보내줘도 좋아! 그럼 K가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고 답장해줄게. 다음 주는 오늘 내용과 연결해서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줄게! 그럼 다음 주에 만나 안녕!   



참고자료 조은상, 「설화 <여우구슬>을 활용한 문학치료적 글쓰기의 자기성찰 양상과 글쓰기 교육」, 고전문학과 교육 22, 한국고전문학교육학회,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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