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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뤂 Sep 04. 2024

너로 인해 알게 됐어 온전히 사랑한다는 걸

내가 사랑하는 밴드맨들, 데이식스

브런치에 오지 못했던 긴 공백기 동안 내게 빅 이벤트가 있었다.


바로 전 글에서 난 태생적으로 덕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했는데, 새롭게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이번에는 밴드다. 요즘 데뷔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데이식스, 누구나 한번쯤 이들의 노래를 들어봤을 거라 자부한다.


그만큼 이들의 노래는 좋기도 하고 대중성이 있기 때문. 최근 ‘예뻤어’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역주행하며 그동안의 이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게 됐다.

그리고 지난 2일 발매한 미니 9집 ‘밴드 에이드’의 타이틀곡 ‘녹아내려요’는 발매 당일 음원 차트 1위를 정주행하는 기염을 토했다.


드디어 세상이, 사람들이 데이식스 음악의 진가를 알아봐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다. 결국 중요한 건 끈기와 인내심, 자기 확신이라는 것을 또 한번 느꼈다. 무엇이든 나 자신을 믿고 끝까지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밀고 나간다면 언젠가는 웃을 날이 온다는 것을 알았다.


누군가 그랬다. 좋은 노래는 언젠가 빛을 발한다고. 묵묵히 자신들만의 길을 걸으며 그저 하던대로 성실히 좋은 음악을 했더니 결국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가.

내가 이런 멋진 밴드를 좋아한다는 게 자랑스럽다. 나도 더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열심히 살게 된다.

정말이지 덕질의 순기능을 제대로 맛보고 있다.


아, 그래서 내가 어쩌다가 데이식스를 좋아하게 됐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정말 많다.

입덕 날짜도 기억할 정도다. 정확히 7월 2일에 입덕하게 됐다. 물론 이전에도 데이식스를 알고 있었고, 이들의 음악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즐겨 들었으며 페스티벌에서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정도가지고는 ‘마이데이(팬덤명)‘라고 할 수 없다. 그냥 음악을 좋아하는 일반 대중과 마찬가지이기 때문.


덕통사고라는 말이 이해가 됐다. 생각하지도 못한 순간에 운명처럼 이들이 내 삶에 스며들었다.

6월 말 친구 집들이를 간 적이 있다. 친구도 데이식스에 호감을 갖고 있고 영케이를 좋아해서 함께 음악을 들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데이식스가 궁금해졌다. 본격적으로 멤버들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고, 그러던 중 원필이라는 멤버가 볼수록 내 스타일임을 알게 됐다.

‘예전에도 원래 이런 느낌이었나..?’ ‘내가 알던 느낌이랑 다른데..’ ‘뭐지? 원래 이렇게 내 스타일이었나..?‘ 등의 생각을 하며 나도 모르게 그의 인스타 계정을 팔로우하고, 사진을 저장하기 시작했다. 점점 빠져들게 됐고 지금은 그 누구보다도 이 사람을 너무 많이 사랑하고 있다.


지난 3월에 발매한 '웰컴투더쇼‘도 정말 내 취향의 음악이었다. 데이식스를 좋아하게 된 건 마치 천운 같았다. 멤버 모두가 군필자고 이제 막 전성기를 누리고 있어서 콘텐츠나 볼 것들도 많았다.

그리고 입덕한 지 2달 만에 컴백과 콘서트 소식이 전해졌다. 추억에 젖어 과거를 떠올리며 하는 덕질이 아닌 매일 집중할 것들이 생기는 덕질은 십수년만이라 새로웠다. 덕질 대상은 바뀌는 게 아니라 쌓이는 거라는 말을 들었다. 결론은 난 지금 정말 행복하다.


원래도 음악이 주는 힘을 믿었지만 더 믿게 됐다. 음악으로 청춘과 낭만을 노래하고 인생을 그리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릴 위로하는 데이식스의 음악이 참 좋다.


원필은 자신의 노래로 누군가가 위로를 받았다면 꿈을 이뤘다고 말한 바 있다. 어디선가 마음을 다치고 온다면 또 위로해주겠다고, 계속 위로해주겠다고, 계속해서 자신들의 음악을 들려주겠다고 했다.

이렇게 말해주는 원필의 다정함을 정말 사랑한다. 다정한 사람들이 상처받지 않는 세상이 되길, 다정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길 소망한다.


이젠 음원차트 역주행이 아닌 정주행을 하는 데이식스에게 이렇게 전하고 싶다. 좋은 음악을 해줘서 고맙다고. 노래로 위로, 감동, 행복을 안겨주고 살아갈 힘을 줘서 감사하다고. 당신들의 음악이 존재하는 한 이 세상은 참 살아갈만할 것 같다고.


운명처럼 내 삶에 스며들다 결국 내 마음 한가운데 크게 자리잡은 멋진 밴드맨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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