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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비오 Nov 06. 2023

내 안에 들어와 계신 하느님을 느끼고 고백하기

고백록 - 아우구스티누스

 아프리카 히포의 주교이자 가톨릭 聖人인 아우구스티누스 주교의 자기 고백을 담은 책이다. 본인 스스로 고백하듯이 한때는 마니교를 추종하던 환경에서 어머니(성녀 모니카)의 지속적인 기도 등을 통해 개종하며, 위대한 성인의 반열에까지 오른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생각과 행적을 한번은 접해보고 싶었다.


 읽어보고 싶다고 쉽게 읽혀지는 내용도 아니고, 진도가 빨리빨리 나가는 것도 아니었지만 성인의 ‘고백’을 함께 느껴보며 나의 신앙에도 큰 울림이 있기를 바라며 어렵고 더디지만 한걸음씩 읽어나갔다.


 성인은 어린 시절과 공부하던 시절, 그리고 마니교에 흠뻑 빠져있던 시기를 지나 학문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로마로 건너와 교수로서 그리고 마니교에 대한 고민하던 시기를 경험하게 된다.


 마니교와 결별(회심)하는 시기를 거쳐, 교부철학과 신플라톤주의를 접목하며 신앙적 발전과 통일을 꾀하고 회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셨던 어머니 聖女 모니카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떠올리며, 그리고 주교로서 하느님을 인식하기까지의 기억과 하느님과 함께하는 순간의 행복을 서술해 나가고 있다.


 끝으로 성인은 창세기 1장(하느님의 천지창조)를 본인만의 시각으로 해석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숨가쁘게 매 순간 순간을 말하고 있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 괜히 가톨릭 신앙의 사상과 철학의 성인으로 추앙되는 것이 아니고, 1500년 이상 지난 지금 시기에도 성인의 고민과 신앙에 대한 인식과 고찰이 유효한 이유가 바로 아우구스티누스 성인 자신에게 있다고 느껴본다.


 뛰어난 천재적 소양을 바탕으로 모든 일에 지극히 겸손한 자세로 임하고, 특히 주변에서 자신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를 하셨던 어머니의 마음을 알기까지 자신의 지금을 이루는 모든 것들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드러내고 있고, 특히나 모든 것에 있어 자신을 철저히 돌아보고 반성하고, 고해하고, 그리고 하느님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가슴에 남았던 성인의 말씀을 다시 한번 새겨본다.


 “인간이 하느님께 돌아가는 길은 그리스도 자신이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로다’ 하신 그 길뿐이다. 그 길을 간다 함은 곧 그리스도를 믿음이다.”


“마음이 고쳐지고, 당신의 진리를 터득하여 보는 사람이면 당신 뜻이 무엇인지, 좋은 것, 기쁜 것, 완전한 것이 무엇인지 구태여 가르쳐 주는 사람이 필요하지 아니하고, 바로 당신이 가르쳐 주심으로 그는 삼위의 일체를, 일체의 삼위를 보기에 이르는 것입니다.”


 아울러, 성인이 수많은 고백 중에 인용했던 그리고 나에게 와닿았던 성서의 구절도 함께 인용해 본다.


“내가 네 구원이로다.” (시편 35,3)


“누가 우리에게 좋은 일을 보여 주랴? 주님, 저희 위에 당신 얼굴을 빛을 비추소서. 주님, 당신만이 저를 평안히 살게 하시니 저는 평화로이 자리에 누워 잠이 듭니다.” (시편 4,7.9)


“여러분은 현세에 동화되지 말고 정신을 새롭게 하여 여러분 자신이 변화되게 하십시오. 그리하여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하느님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 분별할 수 있게 하십시오.” (로마 12,2)


 아직 제대로 기도하는 방법도 모르고, 늘 주술적으로 바라기만 하고 있는 나를 돌아보며 한걸음씩 걸음마를 내딛으며 신앙적 인간적 성숙함에 다다르도록 해야겠다.

 위대한 성인조차 늘 하느님께 고해하고, 자신을 겸손히 돌아보며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듯 늘 나의 생각과 행위를 주님의 뜻에 맞게 살도록 노력하고, 늘 기도하고 말씀에 귀 기울이며 주님께 함께 살아가기를 희망해 본다.


 내 앞에서 나를 바라보는 하느님도 느끼고, 내 옆에서 ‘함께’ 걸어가 주시는 하느님을 느낄 수 있도록 좀더 내 안의 가식과 허울을 벗고, 솔직하게 하느님 앞에 설 수 있도록 늘 내 자신을 살피고, 주변에 겸손하고,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고, 늘 하느님께 묻고 그리고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이어나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마태 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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