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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어놓고 쓰다 보니, 어느새 출간

by BOX

노.는. 어른이 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다.


불혹과 지천명, 이제 어른이 된 나와 짝꿍은 정말 '잘 놀.고. 싶어서', 서울 강남 한복판 낡은 6층 건물에 옥탑방을 하나 얻고 그곳으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이유? 간단했다. 지지고 볶으며 그만 살고 싶었다.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인데, 즐겁게 살아도 모자랄 판에 인생을 낭비하며 일만 하다 쪼그랑, 호호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긴 싫었다.


우리 부부는 지난 20년 광고판에서 죽을 둥, 살 둥 살았다. 그런데 잠시 뒤돌아보니, 쌓인 건 빚이요, 남은 건 자글한 주름뿐이다. '아! 내가 이러려고 어른이 된 건가?', '나는 왜 이토록 열심히 살아서 점점 근심 걱정 쌓이는 어른이 되려 하는 걸까?' 더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 그래! 놀자! 야무지게!


그래서 브런치에 글을 써내려갔다.


"회사는 망.해.가고, 아이는 커.가.고, 인생은 막.막.하다. 그런데 어.른.이.란다! '어라! 벌써?' 언제 먹었는지 어느덧 불혹과 지천명이란다. 에이~ 농담이겠지! 마음은 여전히 주유소 풍선처럼 한없이 흔들린다. 하늘의 뜻을 이해하는 나이라고? 장난하나? 당장 오늘 저녁 일조차 알 수가 없다. 어른이 되면,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삶이 펼쳐질 줄 알았다. 이런 젠장! 분.명. 있다고 했잖아? 속았다! 그런 삶 따위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나 보다. 그래서 결심했다. 어차피 이렇게 된 마당에, 이제부터 제대로! 야무지게! 놀아보기로 했다. 이제 우리는 옥.탑.방.으로 출.근.을 한다. 이것은 순전히 놀기 위한 출근이다."


<부부가 옥탑방으로 출근합니다>를 브런치에 연재하며, 정리된 원고를 출판사에 투고하자 이틀만에 출판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3,40대 독자가 흥미로워할 만한 콘텐츠, 주제, 유쾌한 문체가 인상적이네요.

글 속 한 컷도 아주 좋습니다!

현 시대를 풍자한 듯한 인용문과 문장도 인상적이고요.

작가님만이 가진 고유의 스타일이 있는 것 같아요.


출간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데요.

한번 만나 뵙고 출판에 대해 좀 더 깊이 논의했으면 합니다."


출판사와의 미팅, 계약...이 부분은 기회가 될 때 다시 이야기 하자. (궁금하신 부분 있으시다면 언제든 댓글 주세요~ )


아무튼! 샘플원고와 부족한 분량을 준비하며, 지난 한 달을 보냈다. <B급 광고 인문학>에 이어 두 번째 책이다. 이미 출간한 작가님들에게는 한 없는 애송이고 철없는 소리겠지만, 브런치 작가님들에게 한 말씀 드리자면...에헴!


그래! 덮어놓고 쓰는거다. 로또에 당첨되려면 복권을 먼저 사야 하는 것처럼, 글 역시 그래야 한다. 뭐, 출간이 안되면 또 어떤가? 복권을 사고 일주일이 행복한 것처럼, 내 마음의 글 하나가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었다면 그것으로 그만이다.


IMG_2471.HEIC


말이 샜군요.

여하튼! 나를 발견해 준, 고마운 편집자와 출판사가 있어, 올 가을 출간을 목표로 집필에 들어갑니다.

하여, <부부가 옥탑방으로 출근합니다> 의 연재는 여기서 마무리를 합니다. 대신 이곳에 종종 생존 소식을 전해드릴게요.


올 가을 서점에서 만나요! 제발~~~~




* 첫 번째 책 - B급 광고 인문학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5557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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