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실행
신고
라이킷
14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율이
Sep 09. 2023
독후감
<아몬드> 사춘기 감성이라 다소 오그라들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책을 좀 읽었다.
드러누워서 파랗고 하얀 하늘을 배경으로 책을 읽는 것은 가장 좋아하는 활동 중 하나다.
글을 쓰는 친구에게 아무 소설이나 가져다달라고 했고 그래서 읽게 된 것이 <아몬드>였다.
술술 쉽게 읽히는 책이어서 앉은 자리에서 (누운 자리에서) 완독했다.
한 문장으로 다소 무미건조한 요약을 해 보자면 <뭐든 중간이 좋더라>는 것에 가까우나,
그냥 내 맘대로 그 중 한쪽 편으로 치우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찬사의 감상을 해버렸다.
모든
것을
남들보다
훨씬
선명하게
보고
느끼도록 설계된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단순히 '감성적'이라거나 '감정적'이라고 표현되기에도 썩 적절치는 않다.
많이 본다는 것은 같은 상황에서 머리속 연쇄반응이 더 빠르게, 더 멀리 일어나는 것을 전제한다.
거대한 사회적 맥락, 인간관계의 복잡한 다이나믹, 각 개인의 섬세한 존재들.
재
능. 어쩌면
재
능
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수많은
재능
의 영역들 중 하나로.
특수교육이 다루는 범위가 양 극단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럼 그렇지, 생각했었다.
남들보다 선명하게 보는 것.
그것이
뛰어난
재
능
이라고
한들
바뀌는
건
없다.
뭐든 중간이 좋더라, 라는 식상한 옛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기에.
내가 연민의 감정을 느끼는 대상은
그 모두지만,
특별히 더 찬사를 보내는 대상은 그것을 온전히 받아내면서도
자신의 귀한 마음을 지켜내는 친구들이다.
"순수한 마음을 간직한다", "내면의 가치를 잃지 않는다", "인류애가 넘친다" 는 류의 특성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예쁘고 고상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은 꽤나 거친 경우들이 종종 있다.
특히 <남들보다 훨씬 선명하게 보고 느끼는> 사람들이 해당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면,
겉으로 보이는 사랑스럽고 유들유들한 모습에 속지 말길.
그런 마음을 간직하기 위해 누구보다 처절한 싸움들을 해왔을 테니까.
책의 곤이에게 말을 건낼 수 있다면 이런 말들을 던지지 않을까.
그게 진짜 존나 강한거라고.
그렇게 만들어지는 카리스마는 너가 지금 동경하는 사람들이 흉내도 못내는 종류의 단단함이라고.
그러니까 실컷 울고 쪽팔려하지 말라고.
keyword
아몬드
독후감
소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