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4.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 법

작정하고 가방 디자인 - 도구

by cani

아마 이 글을 보시는 대부분의 분들은 취미로 가방을 하시거나, 한 번 시작해 볼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가방을 만드는 데 있어 다른 취미와 다르게 도구가 조금 많이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돈이 많이 드는 것이 단점이고요. 그렇지만 옛말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말이 있듯이, 저도 대학생 시절 여유가 없어서 조금 한 자취방에서 카터칼과 바늘, 실 정도의 간단한 도구만으로 손바느질을 하면서 가방을 만들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에게도 집이나 작은 공간에서 간단한 가방이나 파우치 정도는 제작 가능할 정도의 최소한의 기본적인 도구들을 추천해 드리려 합니다.



- 칼(革包丁 / 카와호우쵸)


이런 모양의 칼을 보신 적 있나요? 보신 분도 계시겠지만 아마 대부분은 처음 보셨을 겁니다. 일상생활에서는 보기 힘든 모양의 칼이니까요. 이건 가죽을 제단 할 때 쓰는 전문칼입니다. 첫 번째 도구부터 생긴 것도 이상한데 이게 없으면 제작을 할 수 없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취미로 무언가를 만들 때는 아마 두꺼운 가죽보다 얇은 10m/m 이내에 얇은 가죽을 사용하시거나 천을 이용하실 텐데 이럴 때는 집에 있는 두꺼운 카터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가죽칼보다 칼날이 정확히 고정이 안되서 가죽칼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이 글은 초보자를 위한 글이고 어떤 도구를 사용해서 물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닌 만드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굳이 가죽칼을 추천드리지 않았습니다. 혹시 카터칼로도 만드는 것이 즐겁지만 조금 더 깊이 있게 가방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드실 때, 가까운 공방에 가셔서 가죽칼 쓰는 법을 배우셔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쪽가위(糸切りはさみ / 이토키리하사미)


두 번째는 쪽가위입니다. 학창 시절 가정시간에 한 번쯤 누구나 써봤을 도구입니다. 미싱이나 손바느질을 할 때 실을 자르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집에 쪽가위가 없다고 굳이 다이소나 인터넷에서 구입하지 마시고 집에서 굴러다니는 조그만 가위로도 충분합니다.


- 목타(菱目打ち/ 히시메우치)


집에서 가정용 미싱이 아닌 손으로 만드시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꼭 필요한 도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다양한 목타 브랜드가 존재하고 브랜드마다 크기와 모양이 다르므로 처음에는 저렴한 가격의 것으로 시작해 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 도구는 바느질을 할 위치를 표시하여 일정한 간격으로 바느질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망치로 이 도구를 가죽 위에 올려놓고 직접 구멍을 내는 방식으로 더 많이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도구의 방법은 정해진 것이 아니기에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쪽으로 익숙해지는 걸 추천드립니다.

예시로 보여드린 각기 다른 5개의 목타들 중에서 꼭 하나만 사야 된다고 하면 "이지창 모양"의 도구를 추천해 드립니다. 직선 부분에서 창의 개수가 적어 불편할 수 있지만 곡선 부분까지 고려한다면 모든 작업에서 사용가능합니다. 그럼 여기서 조금 더 편하게 작업하고 싶은 분들은 1번, 5번까지 추가하신다면 훨씬 더 수월하게 작업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 처음 시작하는 분 : 빨간색 / ◐ 편하게 작업하시고 싶은 분 : 빨간색 + 초록색 / ● 숙련자 : 5개 전부


- 망치(ハンマー함마)


히시메우치를 사용하여 가죽에 구멍을 낼 때나 가죽을 접을 때 사용합니다. 흔히 집에 있는 쇠로 된 망치는 도구나 가죽이 손상이 될 위험이 있으니 플라스틱 망치를 사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작업하는 데 있어서 조금 더 도움이 될 만하다고 생각되는 도구들을 준비해 봤습니다. 시작 단계에 계신 분들은 지금부터 소개할 도구들은 참고만 하셔도 충분하므로 실력이 향상된 이후에 하나씩 구입하셔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룰러(ローラー / 로라)


2장의 원단을 하나로 접착할 때 양면의 접착면이 잘 붙도록 하는 도구입니다.


- 디바이더(ディバイダー / 디바이다)


컴퍼스랑 비슷하게 생겼지만 양끝에 아무것도 달리지 않고 패턴을 제작하거나 가죽에 꿰맬 자리를 표시하는 도구입니다. 혹시 이것까지 사야 돼?라고 고민이 되는 분들은 게살포크로 선을 그러서 사용하셔도 됩니다. 이걸?이라도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작업을 하는 데 있어 편리하게 사용 가능하다면 어떤 것도 제작도구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비싼 도구가 있다고 잘 만들고 이쁘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비싼 도구에 대한 강박관념을 조금 내려놓는다면 더 즐겁게 작업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송곳(目打ち / 메우치)


마지막으로 송곳은 패턴을 제작하거나 세밀한 작업을 할 때 사용됩니다. 저는 작업 시 3가지 종류의 송곳을 사용합니다. 5cm 미만의 송곳은 미싱을 할 때 사용하며, 5cm 미만이면서 앞부분이 둥근모양은 원단이나 가죽에 손상을 주지 않기 위해 사용됩니다. 마지막으로 10cm 미만의 긴 송곳은 패턴 제작을 할 때 쓰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도구의 종류가 정답이 아니므로 참고하셔서 본인에게 맞는 도구를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가방을 만드는 것이 직업이거나 가방관련해서 꿈을 키우는 분이시라면 돈을 투자에서 좋은 도구를 구매해야겠지만, 취미로 하시는 경우에는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굳이 비싼 도구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부터라도 주변에 있는 도구들로 작은 소품들을 만들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 다음이야기
> 이전이야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