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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고다히 Jan 27. 2024

목소리가 좋았던 그분

다인원과 일한 적이 있었던가..?

그저 많아야 나 포함 두 명 정도의 부서에서 일해온 경험과 성별이 같은 사람과 일한 경험밖에 없었던지라

어색하게 그들과 섞여서 일하는 첫 경험이 낯설었다.


(단지 이 이야기를 남기는 이유는 나의 심장을 뛰게 해 준 그 분과 잠깐이나마 일할 수 있어 즐거웠고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기고 싶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첫눈에 사람을 보고 심장이 떨려본 적도 약 5년 만이다.

5년 동안 그리고 이때까지 나는 결혼을 안 할 거라고 확신했다. 그 이유는 한 번도 누군가를 보고 심장이 터질듯한 경험이 약 5년간은 없었으니까 말이다.


나는 눈이 높았다. 

이상형의 기준도 굉장히 디테일했고 그 끝엔 항상 잘생긴 사람으로 남곤 했으니 그 조건에 충족하는 사람을 찾기는 가뭄에 콩 나듯 어려웠다.



출근을 하는 날이 항상 새롭고 행복했다.

아무 이유 없이 설렘에 기상시간이 새벽 5시가 되곤 했다.

전날엔 오늘 입은 옷과 겹치지 않기 위해 코디를 짜놓고 잠에 들곤 했고 매일매일 향수를 바꿔가며 뿌리곤 했다.



좋은 향기가 나길 원했고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 자꾸 나를 치장하곤 했다.

근데 이 모든 건 쌍방이 아닌 나만의 짝사랑일 뿐이다.



짝사랑이 깊어질수록 혼란만 가중됐다.

이 일이 나에게 맞지 않는 일이었음을 알았음에도 그만둘 수 없었다.




나는 하루하루를 그저 버티자는 생각으로 보냈다.

그러자 입맛도 없어지고 살은 점점 빠지기 시작했다.

워낙 먹는 걸 좋아하고 덩치가 있는 체격이라 몇 킬로나 빠져서 티가 나겠냐고 하겠지만 남의 눈에도 티가 날 정도로 얼굴살이 없어지기 시작하긴 했다.




사실 이 모든 짝사랑의 시작은 그의 목소리였다.

저음으로 깔리는 목소리가 정말 듣기 편안했고 매력적으로 다가왔음에 나는 짝사랑을 시작한 것이다.

정말 단순한 이유였지만 나는 그랬다. 단지 단순한 이 이유가 좋았다.



그리고 나는 점점 피폐해지는 몸상태를 보고 용기 내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그러고 나서는 나는 이 모든 건 짝사랑이었음을 깨달았고 이 모든 걸 정리하기로 했다.



지금생각해 보면 나는 단순한 이유로 사랑에 빠졌다. 그저 목소리가 좋았고 그의 매너 있는 태도가 좋았고 그것에 헷갈려한 단순한 나지만 그는 누구에게도 친절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웃프다. ㅎㅎ



왜 그렇게 내게 친절했냐고 따지고 싶지만 남들이 웃을 일이다. 

부끄럽지만 마음 한구석에 묻어 두려 한다.




나의 30대의 설레는 이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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