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잘것없는 스물하나의 어느 날 밤

(1)

by 푸르른 나

사람들의 저마다의 이별 과정을 알게 되었다.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헤어진 사람들.


꿈, 취업, 주변 사람들로 인해 이별을 했다는 소리가 많이 들려왔다.


나 또한 나의 과거시절의 결핍으로 전남친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의 주변 친구들을 질투했고, 믿지 못했고 심지어는 나보다 잘났다고 느끼는 것들을 질투했다.


연애가 끝난 후, 내 행동들과 전남친의 행동들을 머릿속으로 다시 시뮬레이션하며 잘잘못을 따지려 들었지만 결국에 중요한 건 따로 있었다.


나의 부족함들을 인정하고 발전하게 하는 것.


난 전남친에게 느꼈던 질투심들을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싶었다. 전남친이 좋아했던 운동, 독서를 계속하며 나도 하면 해내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덕분에 이별한 지 9개월이 지난 지금, 난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식공부도 시작했다.


심지어 원래라면 시도하지 않았을 알바도 하고 있고 술도 잘 안 먹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러 복잡한 생각들을 안 하려 고군분투하지 않고 있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다.


이별 후, 난 매일 밤마다 자기 전엔 전남친의 부재와 나의 모난 부분들이 분해서 항상 울었지만 지금은 가끔 세상이 버겁게 느껴질 때만 운다.


그 당시엔 절대 슬픔의 고통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것 같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느낀 점은 영원한 건 없고, 영원한 사람이 없는 것처럼 영원한 슬픔도 없다는 것이었다.


이 깨달음 뒤에는 안 좋은 기억들은 점점 잊혀가고 좋은 기억들은 저장되는 인간의 뇌 구조 메커니즘이 경이롭게 느껴졌다.


이제 나는 앞으로도 슬플 땐 울 거고 기쁠 땐 웃을 거다. 그렇기에 감정 하나하나에 깊게 몰두하지 않는다.


복잡한 세상일수록 단순하게 살아가려고 해야 한다. 어느 정도 중심선을 맞추며 살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