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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werld Feb 27. 2023

39살에 자기 앞길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본인을 행복하는 건 무엇이에요? 어떤 것 때문에 인생을 살아가고 있어요?

  나름의 이른 나이에 사업을 시작하여 10년을 꽉 채우고 2019년에 사업을 정리하였습니다. 짧을 줄 알았던 백수 생활은 놀랍게도 햇수로 4년 차가 되어갑니다. 백수가 된 첫 1년은 코로나와 맞물려 극한 우울함을 겪었고 2년 차에는 벗어나보고자 이사도 하며 장소와 환경을 바꿔도 보았습니다. 또 유난히 나를 걱정했던 언니와 매주 만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계획도 해보며 운동을 배워 선생님이 돼 보고자 자격증을 공부했습니다만, 결국은 회원분들을 연장 잘 시키기는 선생님이 일 잘하는 선생님이다 라는 나의 목적과는 다른 현실에 부딪혀(혹은 진정한 선생님이 되고자 한다면 또 다른 10년의 경험과 공부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고) 방황할 때 즈음 마침 중국에 계신 지인의 제안으로 그분의 사업장 관리자로 취업비자를 준비했었습니다. 심지어 해외였고 내가 공부했던 분야였고 운영에는 자신이 있었기에 (혹은 지금 내가 위치하고 있는 현실을 회피하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 어떤 목표가 되어주었기 때문에 즐겁게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특히 중국이었기에) 연이은 사건 사고로 취업은 없던 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부모님을 핑계로 치앙마이로 떠났습니다. 한 달만 계획했던 여행은 그곳에서 남자를 만나 3달로 연장되었고 지금은 그 사람과 함께 돌아와 한국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여행 중엔 당연히 모든 게 즐겁고 행복하기만 했었는데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극 현실을 마주하자니 무엇인가를 어서 시작해야 한다는 불안함이 계속 밀려왔고 그 불안함을 스스로 풀지 못하며 싸움이 잦아졌습니다. 


  사업을 했을 때엔 술을 하지 못했기에 흡연을 했었고, 혼자 있을 땐 과자 빵 폭식을 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주말에도 회사에 나가 일하곤 했었습니다. 사업을 정리하는 말미에는 극한 스트레스가 얹혀 8킬로가 빠졌고 과자를 폭식하고선 토를 하는 먹토의 습관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업이 정리되고 안정이 찾아올 줄 알았으나 오히려 아침마다 일어나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해 산다는 것에 대한 답을 하지 못한다며 갑자기 눈물이 터져 하루의 시작을 울음으로 하는 날들이 잦아졌습니다. 그러다 운동을 배우며 서서히 다시 예전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사업 이후로 무엇이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직업일까에 대해 언니와 이야기하며 고민해 보니 그나마 운동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브랜드를 소개해주는 그 순간을 가장 벅찼던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던 모습, 직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이끌던 순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자 했던 열망이 있던 것 같아 운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좋겠다고 나름 답을 찾은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위에 이야기했듯이 코로나로 인해 운동하는 곳이 좀처럼 열리질 않았고 중국 제안조차 무마되면서 막혀버렸습니다. 어쨌든 생활비를 생각한다면 모두 배부른 변명일 수 있지만 다시 제2의 인생을 위한 일이다라는 생각으로 다음 일이 쉽게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다시 나를 갈아 넣었던 그 사업을 정말 하고 싶은 건지 혹은 그만큼의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무엇인가를 하는 행위를 통해 나의 삶의 존재이유를 설명하고 싶은 건지.... 


  어렸을 적엔 마흔 살이 되면 모든 답을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또한 굉장히 잘 살고 있고 좋은 영향력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길 바랐습니다. 100년 인생이란 우리네의 삶에 39살은 아직 반도 안된 나이이니 아직은 더 명확하게 저를 찾아도 되는 걸까요? 이따금씩 불안함에 아직도 온전하지 못한 정신과 행동으로 다시금 나를 탓하는 행동이 스스로 안타깝기도 했지만 중요한 건 지금이 아니면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없을 것 같다는 것과 한번 찾게 된다면 적어도 나의 생각이나 행동들이 적어도 실수를 덜 줄이며 보다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만 같았기에 다시금 생각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수도 없이 책에서도 보아왔고 명언 프로그램 혹은 토크 프로그램 경연 등에서 수도 없이 보았지만 나 살기 바쁘다며 귓등으로도 들리지 않아 넘어갔던 그 질문들이요.

님들은 왜 살아요? 무엇(어떤 가치로) 때문에 살아요? 

무엇을 할 때 행복하세요?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어떤 것이에요?

이 두 가지에 대한 대답을 아직도 저는 쉽게 내뱉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만 이게 어려운 건지 아니면 다른 분들도 저와 비슷한지 다른 분들은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계신지 알고 싶고, 묻고 싶고,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 대답이 어때야 한다는 형식은 없지만 적어도 내가 이것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면 결국에는 남은 삶을 살아가는 방법도 혹은 어떤 일을 해야 할지도 혹은 결혼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서로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등 모든 더 명확하게 보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이 글을 써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의 저의 과거 이야기가 길고 창피하고 수다스러울 수 있지만 그런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온게 된 것이었고, 저처럼  저마다의 고민과 사정으로 이 가장 기본적인 생각이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정말 이 글을 읽어보시는 순간만큼은 한번 즈음 자기의 생각을 명확하게 들여다보는 순간이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저희 언니는 "재미" 때문에 산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 일이든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가능하다면 재미에서 벗어난 것들은 선택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거절도 쉬워졌고 본인의 재미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다고해요.) 또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에서 삶의 행복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사람의 가장 본능적인 것이자 맛있는 것을 즐기며 먹는 행복함이 너무 크기에 여행을 가도 테마는 늘 맛집이 되며, 하루하루 무엇을 먹을 까에 대한 고민을 하는 재미, 또 많이 먹었으니 운동하고 또 소화를 시켜 맛있는 다음 끼니를 먹을 생각으로 행복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언니는 소소하지만 일상적인 삶이 "행복"하다고 합니다. 

  제가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는 본인을 행복하게 느끼는 순간들은 "자기가 온전히 컨트롤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선택한 것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10년을 해오던 일을 그만두고 태국으로 떠나 온 것이었고, 여행을 가도 목적지를 정해 가는 것보다는 가는 길과 방법을 자기가 고르고 그 과정에서 겪는 모든 것을 즐기며 행복하다고 합니다. 그는  "배우고 익혀나가며 현명하게 계속 더 발전/변화해 나가는 것" 이 그의 삶의 존재 이유라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다음일을 위한 배워나가는 이 단계가 그를 행복하게 해 주며, 그 일이 지루하거나 인내가 필요하더라도 죽을 때까지는 배우고 싶은 것이 있을 것 같다며 좋아합니다. 


  태어난 김에 산다는 사람도 있지만 이왕 한 번뿐인 삶에서 자기가(혹은 중요한 사람들과) 원하는 바를 보다 정확히 안다면 조금 더 삶을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들을 찾기 쉽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이 답을 언제쯤 찾을 수 있을까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답을 찾으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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