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음지도>3
“인생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건 있을까.”
초등학생 때는 방학 계획표를,
중학생 땐 독서계획표를,
고등학생일 땐 짜진 시간표대로,
대학생이 되어서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는 글쓰기 계획표를 짰습니다.
참 열심히 짰습니다. 짤 때의 마음은 언제나 100% 실천이 목표였지요. 하지만 실천은 영 아니었지요.
여러분도 그러셨나요?
누군가는 말합니다. 그래도 짜지 않은 것보다는 짰으니 그만큼이라도 실천한 것이라고요. 사람의 마음이란 대체로 비슷한 경로로 움직이는 듯합니다. 저 또한 그리 생각하니까요. 제 아이가 묻는다면 그리 답할 수밖에 없고요. 우리는 모두 저마다 자리한 위치에서 살아가야 하는 존재들이니까요.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저는 자유롭지 못한 제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저의 인생 목표가 ‘자유로운 자’인데도 저는 전혀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늘 마음이 급했습니다. 조급했습니다. 찬찬히 들여다보니 늘 ‘해야만 하는’ 무언가에 묶여 있었더군요.
저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계획표에 갇혀 있었습니다. 인생은 낭비되어서는 안 된다 생각했으니까요.
글을 쓰면서 노동의 가치를 훼손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글쓰기 또한 노동이라 여겼고, 마땅히 살아가는 동안의 밥값은 매일매일의 성실한 글쓰기이어야 하고, 이 글쓰기는 계획해야만 하는 것이라 여겼습니다. 그렇게 노력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자유롭지 못한 건 이 ‘해야 한다’는 계획에 묶여서 그런 것이라는 걸요.
찬찬히 우주 전체를 가슴에 담아 유영하다 보면, 반드시 해야 할 것은 없다는 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생명으로 태어났으니 살아가야 합니다. 살기 위해 경제활동을 해야 합니다.
어렵네요.
결국 제 행위에 얽매이지 않아야 느끼는 자유겠네요.
사진 ; 21년 봄 동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