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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담 Jul 27. 2022

4색조, 매발톱

식물 하는 시간 2

매발톱꽃을 들여놓은 건 작년 초여름이었다. 


시시때때로 들리는 단골 화원에 들렀을 때, 보랏빛 매발톱꽃이 나를 유혹했다. 아니, 내가 유혹당했나.

집에 데려온 뒤 약간 큰 화분에 옮겨주었다. 


꽃은 8월까지 피고 지고 다시 피기를 반복했다. 


식물을 키우면서 겨울이 다가오면 하는 일이 있다. 바로 겨울을 거실에서 보낼 식물을 안으로 들이는 일. 매발톱은 야생식물이니 베란다에서 겨울을 나도 탈이 없으리라 여겨져 베란다에서도 가장 밖에 가까운 창 곁에 두었다.


예상은 옳았다. 매발톱은 겨울이 지나자 새싹을 틔우더니 햇살이 포근해지는 4월 말이 되자 꽃을 피워냈다. 야생에서는 6월에서 7월에 꽃이 핀다는데, 베란다 통유리로 받은 따끈한 햇볕이 꽃을 재촉한 듯싶었다. 


꽃을 처음 들여왔을 때 했던 남편의 말이 생각난다.


“매발톱꽃 정말 예쁘지. 회사 내 방에 매발톱이 있었어. 누가 선물했는데.”

“지금은?”

“죽었지.”


생명인 식물에게 세심한 배려는 반드시 필요한 자양분과 같다. 아무래도 일이 우선인 사무실은 식물이 살기 좋은 환경은 아닐 것이다. 사무실 구조상 맞바람이 드나드는 구조도 아닐 터이고.

글을 쓰기 위해 매발톱을 네이버 사전을 찾아보았다.      


아래로 핀 꽃에서 위로 뻗은 긴 꽃뿔이 매의 발톱을 닮았다 해서 매발톱이다. 잎에는 털이 없으며, 뒷면은 분을 바른 듯 흰빛이 돈다. 높은 곳에서 자라고 하늘빛이 많이 도는 하늘매발톱도 있다.     

생물학적 분류

계 : 식물계(Plantae)

문 : 피자식물문(Angiospermae)

강 : 쌍떡잎식물강(Dicotyledoneae)

과 : 미나리아재비과

크기

50~70cm

개화시기

6월~7월

자생지

산의 숲 속

[네이버 지식백과] 매발톱 (주머니 속 풀꽃도감, 2006. 20B25., 이영득, 정현도)     


매발톱꽃을 오래 들여다본다. 


꽃잎처럼 층을 이룬 다섯 갈래 잎사귀 위에 핀 꽃은 꽃수술을 중심으로 모두 세 겹 잎으로 층위를 이루고 있다. 노란 망울들을 매단 꽃수술과 흰색 다섯 속 꽃잎, 그리고 보랏빛 다섯 꽃잎, 사이를 두고 핀 두 겹의 꽃잎 뒤에 다시 매발톱 닮은 유선형으로 좁게 뻗은 다섯 꽃잎.


개성 만점 꽃이다!


매발톱꽃은 꽃이 지고 나면 그 대가 죽고 다시 새로운 대를 피워 올려 꽃을 피운다. 올해는 두 번째다. 2022년 올해는 몇 번의 꽃을 더 피워 올릴지 궁금하다.


사진 ; 2021년, 2022년 우리집 매발톱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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