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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담 Oct 05. 2022

조금 더 가까이

명상 1684일째

명상이 일상이 된 지금, 명상 일수를 세는 일의 부질없음을 느낀다. 


그래도 살면서 쌓이는 시간을 세어 나이를 먹는 것처럼, 굳이 명상 날짜를 세지 않을 이유 또한 없어 헤아린다. 


1684일째 명상. 돌이켜 보니 변화는 뚜렷하다. 태어나 21,308일 산 내 육신의 변화만큼 제법 확연하다.

그토록 뛰어내리고 싶었던 감정의 그네는 미풍 속에 자못 고요하다. 가끔, 네모난 TV 속의 그악한 상황들에 움직이는 감정을 가만히 바라볼 수 있으니 이 또한 변화라면 변화다. 


그러나 아직이다. 아직 세상 모든 것을 만들어냈다가 거두어 가는 ‘공’, ‘진여’의 핵심은 안갯속에서 오리무중이다. 


가끔, 걷히는 안갯속에서 그 모습을 얼핏 보는 것 같기는 했다. 

그 느낌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제 몸을 키워간다. 아니 키운다, 믿고 싶다.     

오늘 아침 명상은 5시 38분에 했다. 보통은 남편 아침을 차려주고 명상 방석에 앉는데, 새벽 요의를 느껴 깼다가 앉았다. 


오직 호흡의 들고 남만 느끼는 고요함 속에 세상 모든 것을 만드는 ‘공’을 느끼고자 나를 비웠다. 


문득, 인간들이 제 종족을 향해 서로 레슬링 하듯 엉겨 싸우는 모습이 바라봐졌다. 전체로 보아야만 보여지는 것들…….


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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