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30분 알람소리에 눈을 뜬다. 다시 눈을 감는다. 10분 후 무거운 몸을 이끌고 화장실로 이동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아직 눈이 덜 떠진 모습으로 거울을 보며 나에게 말한다. "오늘 하루도 시작이구나."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사는 대로 사는 건지, 생각대로 사는 건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삶은 분주하고 물살에 휩쓸려가듯 일상도 그렇게 흘려보낼 때도 있다. 출근 후 이일 저일 하다 보면 환경과 사람 속에서 허우적거린다. 그 순간에 충실하게 살고 있긴 한데, 제대로 살고 있는지 알 수는 없다.
퇴근해서 학원차량에서 내리는 둘째 아이를 맞이하고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집안마무리를 하고 나면 하루가 끝난다. 그제야 숨 돌리고 하루를 돌아볼 시간인데...
그 시간에 나는 침대에 누워 멍하니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유튜브 삼매경에 빠져 있다.
'오늘 하루 고생했으니, 지금 이렇게 쉬는 것도 괜찮아. 하루종일 핸드폰을 못 봤잖아'라고 스스로에게 위로 아닌 합리화의 메시지를 보낸다.
이런 일상도 매일 반복되니 진짜 나를 위한 위로의 행동인지, 지치고 피곤하여 점점 무기력해져 가는 건지 의문이다. 그 의문에 어느 날 문득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너는 누구를 위한 삶을 살고 있니?'
분명 시작은 나를 위한 삶이었는데, 어느덧 직장에 가면 나의 존재보다는 상황 속에 적응하고 있는 직장인으로 살아간다. 그 사이사이에 일상의 작은 즐거움과 성취감, 관계에서 오는 친밀감도 있을 것인데 목적지 없이 달리는 기차처럼 앞만 보고 달릴 때가 있다. 마음속에서 울림이 온다.
그것은 바로...
타인의 삶이 아닌 나다운 삶을 살고 싶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나다운 삶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다. 타인과 나와 구별된 색깔은 내가 누구인지 아는 데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소 나는 누구인지 관찰하고 정의 내리고 있는가? 휴직 때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시간과 일에 쫓겨 내가 누구인지조차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비로소 나를 알려면 멈춰서 나를 관찰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나만의 시간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오늘 그리고 지금 나는 나다운 삶을 살고 싶다. 그러기 위해 지금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쓰면서 나에 대한 정보가 확장되어 가고 있음을 경험한다.
일상의 작은 순간이라도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마음으로 산다면 지금 이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새롭게 확장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잠깐 멈추고 일상에서의 나와 나를 둘러싼 환경을 관찰하고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자.
나다움은 일상 밖 특별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 어딘가 숨은 구석구석에서 숨바꼭질 하듯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