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레시피 연구 1

열심히 말고 잘

by May

최근 들어 나의 베이킹 실력이 줄어들고 있다.

베이킹에 필요한 재료와 도구는 늘어나는데 실력이 줄고 있는 것을 보니,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는 말은 진리임을 실감한다.


베이킹을 시작한 지 거의 4개월이 되어 가는데 나는 성공의 경험보다 실패의 경험을 더 많이 갖고 있다. 이유는 뭐, 내가 더 잘 알고 있는데 처음에는 레시피와 가급적 동일하게 하려고 노력했다면 지금은 내 멋대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나는 열심히 하는데 정말 안돼!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라고 말한다면. 아니야... 네가 안되는 이유는 네가 가장 잘 알고 있어.라고 말해주고 싶다.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시도한 레시피는 카스테라다. 카스테라를 선택한 이유는 베이킹에서의 내 취향이 부드럽고 달지 않은 것임을 알았기 때문인데, 이렇게 취향을 알았으니 나를 존중하는 의미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만들어주겠다는, 의도가 분명한 선택이었다.

이렇게 어떤 것을 만들 것인지 정한 후 레시피를 연구했다. 계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서 흰자를 머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보고 아, 다른 거 할까라고 잠시 고민했지만, 내 취향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어떤 레시피에서는 반죽틀을 더 큰 팬에 넣고 뜨거운 물을 넣은 후 오븐에서 구우라고 되어 있었는데(이렇게 구우면 더 잘 부푼다고 한다. 그런데, 카스텔라 만들 때 베이킹파우더나 소다, 이스트를 넣지 않는데 부풀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머랭의 거품 때문인가?) 그 정도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정성을 들여 성공적으로 맛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우선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나는 내 취향도 알고 있지만 내 능력도 알고 있다. 그래서 다른 레시피 찾기! 나가사키 카스테라 레시피에는 계란을 흰자와 노른자로 분리하지도 않고 더 큰 팬에 넣고 물을 부어 굽지도 않았다. 이것이 더 쉬워 보였는데 꿀이 없어서 그냥 카스테라를 165도에서 60분 굽기로 결정했다. (레시피를 잘 따를 것이라는 다짐을 했지만 결국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레시피를 변경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이상했다. 이상해.... 분명히 레시피를 따랐는데!!!!

겉은 두껍게 탄 것 같고, 속은 덜 익은 듯이 보였다. 그래서 165도에서 10분 정도 더 구웠는데 카스테라의 겉은 지켜줄 수 없었다. 탄 것 같이 보이는 부분이 점점 더 두꺼워졌다. 그래서 이 카스테라는 먹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먹어보니 탄 것처럼 보이는 부분도 부드러웠다.이야~ 무슨 일이야!!! 이래도 되는 건가?


보통 수습 기간은 6개월이 주어진다. 수습 기간 동안에는 다양한 실수와 성공의 경험을 쌓으면서 실력을 키울 수 있다(혹은 실력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그 기간을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결과의 실패와 성공의 횟수와 관계없이 내가 그 실패 또는 성공을 위해 어느 정도의 정성을 들였는지가 중요하다. 100%의 노력이 없었어도 성공할 수 있고 100%의 노력을 했어도 실패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것은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다. 해야 할 일을 잘 해내는 것이다. 사실 가장 효율적인 것은 가장 적은 노력으로 성공을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남은 힘을 내가 원하는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다면 더없이 훌륭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가 말하는 완벽한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말 것. 항상 2%의 힘을 남겨 놓을 것. 그리고 그 힘으로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할 수 있는 다른 문을 두드려 볼 것.

완벽한 성공이란 내가 만족하는 성공이다. 다시 초심으로 되돌아가 정성스럽게 과자를 구운(정성스러움과 먹음직스러움이 반비례하기는 했지만) 나의 행동은 최근에 내가 구운 과자의 결과를 내 스스로 만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의 결과 또한 완벽한 성공은 아니지만 나는 만족스럽다. 내가 좋아하는 부드럽고 담백한 카스테라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지금,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은 카스테라를 구울 수 없다. 이런 스스로를 인정하는 것. 그리고 현재의 수준보다 한 단계 높은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뭐, 이런 생각이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스스로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위로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렇게 살아가는 게 인생 아니겠는가? 부족한 나를 토닥이며 죽을 때까지 살아가는 것. 부족한 나에게 위로와 비난 둘 중에 어떤 것을 줄 것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위로다. 지금은 엉망진창인 카스테라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멋진 카스테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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