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찾기
에그타르트를 좋아하지만 아기 손바닥만 한 게 너무 비싸서 자주 사 먹을 수 없었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으로 레시피를 꼼꼼히 살핀 후 재료를 구입했는데 그중에 생크림이 있었다. 내 기억으로는 내가 내 돈 주고 생크림을 구입한 것이 이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에그타르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머핀 틀도 필요했었는데 지금 내가 머핀을 굽는 것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이때 머핀 틀을 샀기 때문이다. 물론 이때 만들었던 에그타르트는 맛이 없었다. 음.... 정확히 어떻게 맛이 없는지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6개를 구웠는데 다 못 먹고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결국 음식물 쓰레기가 되었다. 에그타르트는 역시 비싸도 사 먹는 게 맛있다. 그리고 그때 사용하고 남은 생크림은 우유 대신 과자 구울 때 넣어서 억지로 다 소진했다. (레시피에 우유를 넣으라고 하지 않았으나 그냥 막 넣어서 소진했는데 내 결과물이 레시피의 예시와 다른 이유는 레시피에서 알려주는 대로 하지 않아서인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생크림 없이 과자를 잘 굽고 있었는데 최근 파운드케이크를 구우려고 레시피를 찾아보니 파운드케이크에는 생크림 또는 휘핑크림이 필요했다. 필요하다면, 구입하는 것이 인지상정! 그런데 생크림은 좀 비싸서 크기가 작거나 가격이 착한 상품은 없는지 검색하던 중 매우 착한 가격의 휘핑크림을 발견해서 주문했는데 사고 보니 '식물성 휘핑크림'이라고 쓰여있었다. 식물성 휘핑크림? 식물성이면 동물성보다 더 좋은 건가? 한참 궁금한 게 많은 나이라서 생크림과 휘핑크림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찾아봤다.
우유에 열을 가한 후 원심분리기로 돌리면 크림과 탈지 분유로 분리되는데 이렇게 분리되는 크림을 살균, 숙성해서 만드는 것이 생크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지방이 18% 이상이면 생크림이라고 명명할 수 있는데 유지방이 낮은 생크림은 바리 스타용으로 사용하고 베이킹에서는 유지방이 35% 이상인 제품을 사용한다고 한다.
특히, 크림 중에서 유크림 함량이 100%인 제품을 동물성 생크림이라고 하고 동물성 생크림에 카라기난을 섞은 것을 동물성 휘핑크림이라고 한다. 식물성 휘핑크림은 팜유 같은 식물성 오일을 가공한 것이라고 한다. 내가 생각하는 마가린은 버터의 대용품으로 버터보다 저렴하나 건강에는 좋지 않지만 맛은 좋은 식품인데, 이런 나의 인식에 따르면, 식물성 휘핑 크림을 크림계의 마가린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그리고 요즘에는 동물성 휘핑크림과 식물성 휘핑크림을 혼합하여 장점만을 강화한 컴파운드 크림도 출시된다고 한다.
그럼 동물성과 식물성 크림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동물성 크림의 경우 휘핑했을 때 형태를 만들기 어렵고 잡힌 형태를 오래 보존하는 것도 어렵지만 풍미가 있다. 반면에 식물성 크림은 느끼하고 가벼운 맛을 내지만 형태를 잡기 쉽고 잡은 형태를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 둘 중에 어떤 게 더 좋아!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고 내가 만드는 제품의 특징과 내 입맛의 취향을 고려해서 어떤 상품을 선택할지 결정하면 된다. 특히 컴파운드 크림을 직접 만든다면 처음에는 동물성과 식물성 크림을 1:1의 비율로 섞은 후 내가 더 좋아하는 취향의 크림을 첨가해서 나만의 크림을 만들면 된다.
크림에 대한 공부를 끝낸 후 스타벅스 생크림 카스테라 레시피를 찾아 만들어 봤다. 그리고 실패했다.
첫 번째 문제는 카스테라가 왜 이렇게 퍽퍽한가?라는 것인데 원인은 레시피에서 요구한 설탕의 양보다 줄여서 넣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사실 레시피대로 설탕을 모두 넣으면 병에 걸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한 번도 레시피에서 알려주는 설탕의 양으로 만든 적이 없다. 그래서 내가 만든 빵이 늘 퍽퍽한 것 같다. 다음은 휘핑크림. 양을 너무 많이 해서 너무 많이 남았고 휘핑크림에 설탕을 넣으라고 해서 넣었더니 너무 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완성시키기는 했는데 맛은 없었다. 잘 모르면서 시키는 대로 하지도 않는다면 실패하는 게 당연한데 나는 무슨 배짱으로 마음대로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생크림과 달리 휘핑크림은 더 큰 용량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래서, 내가 산 휘핑크림도 아직 많이 남았다. 남은 휘핑크림으로 뭘 해야 할까? 남은 크림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 베이킹에서 또는 다른 요리에서 휘핑크림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더 찾아봐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그리고 당분간은 크림은 구입하지 않을 예정이다. 그리고 생크림 카스테라 레시피는 '카스테라 레시피'로 변경해서 연습할 생각이다. 물론 카스테라 레시피를 더 찾아보고 공부를 해야겠지.
베이킹을 하면서 나에 대해 알게 된 사실들은 나는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하지만 설탕을 많이 넣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단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제과는 기본적으로 설탕이 많이 들어가고 달콤한 디저트인데 내가 이걸 계속하는 게 맞나?라는 의문이 생긴다. 그래도 과정의 즐거움이라는 것이 있고 내가 만든 것을 꼭 내가 먹어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계속해야 할 이유는 있다.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명확하게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야 선택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다. 내 취향을 모른다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따라 계속 변하게 되고 결국 그렇게 선택되어 채워진 것들은 내 것이 아니게 된다. 내가 선택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게 맞나?
타인의 취향에 휘둘리지 않고 내 취향을 찾는 여정. 그것이 삶의 목적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