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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호 Oct 04. 2024

끼적끼적

[색종이처럼]


이왕 접을 마음이라면

꽃이나 학

혹은 비행기로 접고 싶다.


예쁜 미련으로 남기거나

하늘 멀리 날려 보낼 수 있게.




[행복추구권]


권리는 있는데

행사를 못하겠네.


그리고 왜 가끔은 행복강요권 같지?




[고소공포증]


난 높은 데가 무서워.

그래서 안 오르는 거야.

안 믿으면 할 수 없고.


그나저나 많은 사람들이

저소공포증에 시달리더라고.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소문의 비밀]


주제넘은 참견을 긁어모아

무관심이라는 상자에 넣고

호기심 가득한 대상을 고른 후

열어보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것.




[간지럼]


내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은

거울 속 나를 웃게 하는 것이고


거울 속 나를 웃기려면

내가 웃으면 된다.




[밸런스]


문은 하나

들어오고 싶은 백 명

나가고 싶은 한 명


들어올 사람 백 명을 기다리게 하고

한 명이 우선 나가는 것


나갈 사람 한 명을 기다리게 하고

백 명이 우선 들어오는 것


어느 쪽이 합리적일까?




[정신승리]


정신은 누구와 싸워서 이기는 걸까?




[바람잡이]


바람을 잡는다.

사람들의 가벼운 욕심을 잡는다.


바람을 잡는다.

가을의 쓸쓸한 바람을 잡는다.


슬픔을 거두어갈 눈물바람은

누가 잡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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