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딘 Jul 01. 2024

새롭게 시작해 보려고요.

 일을 쉬는 동안 집안일과 육아를 하게 되면서 얼마 안 되는 경험이었지만 느끼는 점을 글로 남겨보고 싶었기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그냥 뭐라도 하기 위함이었다.


처음에는 프리랜서로 일을 했지만 이제는 일이 끊겼다. 약 6개월 동안 개고생하고 내 돈까지 써가며 처리한 일은 지금까지도 돈도 못 받 있다. 이런 무능함도 없다. 나의 자존감은 바닥을 향하고, 모든 것을 하고 싶지 않다. 그러니 괜히 헛된 상상을 하며 허둥대고 앉아있는 중이었다. 그러면서 책 읽기와 글쓰기는 멈추었었다. 집안일은 대충 했다. 육아도 그냥 보기만 했다. 그렇게 속절없이 2달이 흘렀다.


점점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 이를 풀기 위해 바닥을 평소보다 열심히 닦았던 것 같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닦아도 닦아도 내 성에 차지 않았다.


어느 날은 최소한 할 일만 하고는 아이 하원 전까지 책만 읽었다. 그러던 중 집에 꽂혀있던 '쇼펜하우어 아포리즘'겉표지에 있던 "당신의 인생이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글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꺼내 읽기 시작했다.


"나만 힘들고, 나만 피곤하고, 나만 희생당한다는 착각."


당연한 말이다. 그래도 위로가 었다. 이 또한 누구나 겪는 그저 그런 일이라는 착각일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다시금 정신을 좀 차렸다. 하지만 더 열심히 하지는 않는다. 그저 꾸준하게 하기를 바랄 뿐이다.

집안일도 적당히 하고, 블로그 등에 적당히 글 쓰고, 일자리는 알아보지만 당장 어딘가 취업해서 9 to 6로 일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에 우선은 새벽 택배 알바라는 새로운 경험도 하게 되었다. 지금 당장 가계에 큰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오랜만에 땀 흘림에 기분이 좋아졌다. 소개로 계속해서 이어가고는 있지만 사실 이 또한 정규적이진 않겠지만 하다 보면 또 어떤 기회가 올지 모를 일이다. 몸은 좀 힘들지 모르지만 대신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중이다.


이 에너지로 다시금 새로운 목표를 새우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는 중이다. 그리고 아이와의 관계를 위해 함께 할 무언가를 계획 중이기도 하다.


그래서 새로운 이름을 가지기로 했다.


'더딘'


남들보다 더디게 인생을 살아가는 듯한 나의 모습에 생각이 난 별거 아닌 이름이다.

지금 내가 하는 일들이 남들보다 더딘 만큼 한걸음 한걸음 잘 걸어 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도중에 옆길로 가더라도 혹은 멈추더라도 잠깐 쉬고 다시금 걸어 나가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언젠가 내가 계획한 목표를 하나하나 밝아 넘어갈 수 있기를.

작가의 이전글 좋아하는 것. 목표 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