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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킹밥 Feb 23. 2022

기획과 디자인: 협업 성공 공식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해서 드리면 될까요?

스타트업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가끔 해답이 없는 문제의 답을 찾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찾아낸 답은 직접 실행해보면서 최적화를 거치게 된다.


업무 방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1. 무엇을 할 것인가 (What)

2. 어떻게 할 것인가 (How)

3. 누가 할 것인가 (Who)

위 세 가지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기획자라는 포지션은 발, 디자인, 데이터 분석까지 다양한 업무와 맞닿아 소통하기 때문에 업무의 경계에 대한 고민이 더 크게 느껴진다.


이번 글에서는 초기 스타트업에서 성공했던 & 실패했던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협업 방식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개발자와의 협업도 한 스푼 섞여있음)

등장인물은 기획자 한 명과 디자이너 한 명이다.




Part1. 모든걸 다하는 디자이너

때는 바야흐로 우리 팀에 본격적으로 기획자/PM이 생기기 전 (내가 합류하기 전)!

회의를 통해 기능과 기능별로 필요한 요구사항을 정의내리고 한 명의 UX/UI 디자이너가 화면 구조를 모두 짜야했다.


물론 이러한 방식으로도 결과물은 나온다! 그렇지만...

1) 큰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

2) 당연하지만 디자이너의 업무 과로가 온다..


UX/UI 디자이너는 하나의 화면 안에서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 무궁무진하다.

여기서 나아가 각 화면의 연결고리와 전체 플로우를 고민해야 한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가 두 마리 다 놓치기 십상인 상태다.

빠르게 기획자를 영입하는 것이 필요했다!!


Part2. 모든걸 다하는 기획자

팀에 드디어 기획자가 합류했다!

디자이너는 매일같이 "너가 들어와서 너무 좋아.. 행복해.."라고 말했다.


팀 합류 이전의 업무 방식을 옆에서 계속 지켜봐왔기에 내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프로덕트를 뚝딱뚝딱 만드는 최전선의 디자이너, 개발자에게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사명감에 사로잡혀 작동 방식과 화면 구성을 완료해서 회의에서 전달하고 피드백을 받아 완성했다.


이렇게 하면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은 편해지기만 할 줄 알았지만..

1) 내가 맡은 업무를 제대로 끝마치지 못했을 때 오는 피해가 더 크다.

혼자서 하는 생각으로 1차 최종본을 내다보니 예외사항 처리 등 놓치는 부분이 생겼다.

결과물을 내는 과정에서 업무를 줄여주는 데엔 성공했으나 놓친 부분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비용 ("00 case 디자인은 없어도 되나요?", "이건 왜 이렇게 되죠?")이 더 많이 발생해서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디자인을 진행하다가 이슈가 발생해 기획을 다시 넘기고 디자이너는 같은 화면을 두 번 디자인하게 되기도 했다.


2)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생각할 수 있는 범위를 좁혔다.

기획 단에서 모든 사항을 결정해서 넘겨주다보니 디자인, 개발 측면에서 고민할 지점까지 기획에서 포함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전문성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한 것이다.


Part3. 기자이너(?)와 디획자(?)

결국 다음 스텝에서는 컨셉 초안과 정책 설계 등 이후의 화면 설계를 디자이너와 기획자가 함께 참여하게 됐다.


여기서 문제는..

서로 업무 범위를 미루게 되었다.

리터럴리 미루는게 아니라,

UX 기획을 수행하는 포지션이 명확하게 없었다보니 디자이너(정확하게는 UI 디자이너였다)는 기획자의 업무 범위라 판단했고, 기획자는 UXUI 디자인을 하나로 묶어 디자이너의 역량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사용성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프로덕트를 만들고 있다고 판단했고 다시 한 번 디자이너와 기획자의 과업이 정리될 필요가 있었다.


Part4. 다시 정리해보자, 우리의 역할

4번째 파트가 이 글의 핵심이다. (집중!!)


우선 기획자의 위치와 연결된 모든 업무들을 리스트업했다.

그리고 디자이너와 함께 각자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얘기해 나누었다.


앞서 문제가 있었던 UX 기획에 대해서는

1. 기획자: 1차 UX 컨셉 빌딩

2. 기획자&디자이너: 회의를 통해 UX 컨셉 점검

3. 디자이너: 디자인 요소 적용해 UX 점검 및 UX 과제 설정

4. 디자이너: UI 설계서 작성 및 구현, 프로토타이핑

5. 기획자: 사용성테스트 진행 및 UI 데이터 분석

일련의 과정으로 정리되었다.


개발팀과의 협업 과정에서도 내가 기획자의 입장에서 놓칠 수 있는 개발 로드, 예외 처리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 위해 회의를 +1 했다.


각자의 업무를 확실하게 정리해보니 업무 프로세스도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Part5. 그렇다면 지금은 어떻게 일하고 있나요?

결론적으로 우리의 업무 방식 정렬은 ~ing, 즉 "현재 진행형"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다음과 같다.


- 디자인 가이드 만들기: 디자인 팀에서 어플 내 디자인 요소들을 토대로 가이드를 만드려고 한다. 디자인 가이드를 활용해 기획안을 작성하면 반복되는 업무를 줄여 더 쓸모있는 고민을 할 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 회의 더 자주 하기: 인원이 적어서 가능한 짧게 자주 하는 회의를 체계화하려고 한다. 옆자리에서 간단히 얘기하는 내용들이 휘발되지 않고 팀에게 더 공유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


앞으로 제품뿐만 아니라 업무 방식에 있어서도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 공유해보려고 한다!




앞으로도 조직의 규모나 구성이 변함에 따라 우리 팀의 업무 방식은 계속 변할 수 있다.

시행착오를 통해 명확한 R&R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1) Communication, (2) Feedback Loop이라는 것이 이 글의 결론이다.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업무의 A부터 Z까지 하는 일이 허다하다. 그럼에도 영역의 크기와 상관없이 경계는 명확해야 함을 깨달았다.

우리는 짧은 텀으로 시행착오를 거쳐 시간 낭비가 거의 없었기에 망정이지..


단순히 주어진 업무를 마치는 것과 "잘" 마치는 것의 차이는 아주 많이 크다.

"잘" 마치기 위해서는 "내"가 잘하는 범위, 그리고 할 수 있는 양을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동료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각자의 상황에 맞춰 업무를 조정해나가는 것이다.


대학생 때 축구 동아리 선수(쌩아마추어임)로 뛰었을 때 선배들이 매일 외쳤던 말이 생각난다.

"너가 지금 숨 안차면 누군가는 죽어가고 있는거야~!"

모두가 잘 일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려 한다.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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