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분수

by 김삼일

지난주부터 아파트 공원 바닥분수가 개장했다. 거세게 올라오는 물줄기는 보는 것만으로 시원하다. 동네 꼬마들은 바닥분수 사이로 왔다갔다하며 몸을 흠뻑 적신다.


바닥분수는 큰아이가 학교에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다. 덕분에 아이는 이틀에 한번 꼴로 홀딱 젖어오고, 축축해진 아이 옷을 벗기고 하루에 두번씩 샤워를 시키고 있다.


일이 늘어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게으른 인간이지만, 빨래도 늘고 샤워도 두번 하게 하는 바닥분수가 싫지 않다. 아이 샤워를 시키며 비실비실 웃음이 난다. 꺄꺄 거리며 바닥분수 주위를 돌아다녔을 아이를 생각하면 미소지어진다.


아이는 물을 무서워하는 아이였다. 바다 앞에서 살면서도 바다에 발담그기조차 두려워하던 아이였다. 지금도 물이 뿜어져 나오는 구명에 앉고 온 몸을 적시며 노는 또래들 보다는 조금 소극적으로, 물 주변을 기웃거리며 손만 잠깐 넣어보고 물구명 사이로 종종거리며 뛰어다니곤 한다. 그렇게라도 물에 적응하며 노는 아이 모습을 보면 이게 뭐라고 많이 컸구나 싶고, 대견하고 하다.


토이 노래 중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 라는 가사는 아이를 낳고 나서야 비로소 공감하게 되었다. 웃기만 해도 좋은 이 미친 사랑. 네가 언제까지 이렇게 좋을까. 빨래가 늘어도 샤워를 2번해서 귀찮아도 바닥분수가 좋다. 이 계절을 아이가 흠뻑 즐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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