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쓰는 제주도
당근
주황은 하루를 여는 태양의 색이다
이 색을 영어로는 오렌지색이라고 부른다
색을 알고 이름을 붙여가던 시절에 불란서인들은
태양왕이라고 불리던
루이 십사세를 입에 올릴 수없어
땅 건너온 과일의 색을 택한 걸까
오늘날 제주도에서는 주황을 감귤도 오렌지도 아닌
당근에 빗대는 구좌인들이 있다
색의 근원은 하늘이 아닌
땅에서 왔다고 보았다
흙 속에서 보이지 않는 뿌리 뽑아
제 눈으로 처음 봤을 때
색이 정해졌다
나는 당근을 좋아하는데 제주산 당근은 맛이 정말 좋다. 제주 당근은 대부분 구좌읍에서 생산되어서 구좌 당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화산 활동 후 생성된 화산회토질 덕분에 제주도는 당근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라고 한다.
제주도를 상징하는 색깔은 주황색이다. 당연히 제주 최고의 특산품 감귤 덕분이다. 근데 이 얘기를 들으면 당근이 조금 서운해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근도 굉장한 제주 특산품이고 주황색인데 사람들이 감귤만 알아주니까. 어쨌거나 땅 위로는 감귤이 나고 아래로는 당근이 나는 제주도는 단연코 주황색 섬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