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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룩박사 김홍기 Feb 14. 2024

백년나무 길을 묻다

▢ 백년나무 길을 묻다 2012. 4. 5~4.18


4345. 2012년 3월 30일 금요일, 19,458일, 흐림


사무실 여직원의 어처구니 없는 모함으로 인간에 대한 처절한 배신감,

무엇보다 인격적 모독에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이 또한 수신의 길임을 깨달으며 복으로 여기고

생명에 대한 연민과 감사의 샘물의 근원이 되기를 갈망하다.



4345. 2012년 3월 31일 토요일, 19,459일, 흐림,


춘부장 문병차 모처럼 만의 나들이,

생로병사와 마주친 젊은 고타마싯타르타를 생각하다.



4345. 2012년 4월 1일 일요일, 19,460일, 맑음


손님 모셔놓고 과음으로 실수를 한 뒤 느낀 처절한 자괴감,

보림의 중요성을 절감하며 스스로에게 물었다.

인생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4345. 2012년 4월 2일 월요일, 19,461일, 비


출근해 보니 늘 마주하던 은행나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오십여년은 족히 되었을 은행나무가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을 보면서 상념에 젖었다.

아직 숨결이 살아있는 은행나무의 나이테를 세어보며 북극곰과 황제펭귄을 떠올렸다.


불가항력, 인생과 생명에는 한순간 불가항력이라는 일방적인 힘이 작용할 수도 있음을 알았다.

한 생명이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다른 무엇에 의해

하루아침에 유명을 달리할 수 있다는 현실을 목도하며

모든 통찰력은 근원과 소통되어야 함을 알았다.



4345. 2012년 4월 3일 화요일, 19,462일, 비바람, 진눈개비,


연이틀 계속된 거센 비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보며 뜬금없이 물었다.

저 바람의 근원은 어디일까?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니다. 그렇다.

숨이 이어지는 것이 삶이요 숨이 멈추는 것이 죽음이다.


그렇다. 묵은 날 새 날이 어디 있겠는가?

그대, 과거에 묶이지 말고 현재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를 기다리지 말라.


언제나 새날이요 걸음걸음 시간시간이 경이요 신비다.

다만 어리석은 인생이 그것을 망각하고 살아갈 뿐이다.



4345. 2012년 4월 4일 수요일, 19,463일, 맑음


한식 성묘를 앞두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천지의 기운이 부모의 몸을 빌어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 생명이다.

한 생명이 짝을 만나 천지의 기운을 잉태하고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고로 나와 부모와 형제와 처자와 이웃과 만물이 한 뿌리다.



4345년 2012년 4월 5일 목요일, 19,464, 맑음


식목일, 이번에는 산에 가지않고 내 심중에 나무를 심기로 한다.

옛 사람들이 시퍼런 칼날 아래서도 유유자적 할 수 있었던 뿌리는 무엇인가?


천지가 무대요 인생은 배우라고 했는데

인생과 업에 대한 재정의

요즘 마음의 상처로 무척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처구니없이 어린 것한테 인격적 모독을 당하다니...

내심 혼꾸녕을 내주거나 한판 심통을 부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허나, 헛된 소문은 그 수명이 길어야 6개월을 넘지 못한다는 사실과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명명백백한 진리를 되뇌이며 인내합니다.


모든 것이 이어져 있고

일거수일투족이 나를 비추는 거울임을 알기에

늘 나의 인격이 일곡지사나 안하무인으로 빠져드는 것은 아닌지 경계하면서도

자부심의 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합니다.


선거에 관해 생각...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정은 정이다. 군군부부자자신신!

술에 관해 생각...술을 대하는 자세를 바꾸기로 한다. 술에도 격이 있다, 앞으로는 귀한 잔에 한모금 한모금 음미하는 음주법을 익히기로 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화이부동 동이불화

가끔 부주의한 운전자 때문에 식겁할 때가 있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이 안전은 혼자 잘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


협동의 중요성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가끔은 협동이라는 이름으로 다름,

즉 차이와 개성을 묵살하는 야만과 만날 때가 있다.


세상에는 차이를 인정하는 사람과 조직

차이를 인정하기는 커녕 배척하고 비난하고 비아냥거리는 사람과 조직이 있다.


나는, 자기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바짓가랑이를 잡아당기고 물고 늘어지고 따돌리는

저급한 떼거리 문화를 배척한다.


천하天下의 광거廣居에 거居하고,

천하의 정위正位에 서서 천하의 대도大道를 걷는다.

뜻志을 얻으면 백성과 같이 가고 뜻을 얻지 못하면 혼자 그 길을 간다.

부귀富貴에 음淫하지 않고 빈천貧賤에 변(變하지 않고

위무威武에 굴(屈하지 않는다. 이것을 대장부라 한다.



2012. 4. 18.


누구나 인생의 결정적 순간은 있게 마련,

그것이 위기일 수도 있고 기회일 수도 있다.


위기를 위기로 보는 사람에게는 감내의 고통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보는 사람에게 위기는 절호의 기회,


위기야말로 역전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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