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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짱 Dec 14. 2024

새벽에 뭐하니?

일기편지 2


To. 너에게



안녕. 잘 지냈니? 엇 그제가 월초였던 거 같은데 요즘은 시간이 생각보다 더 빨리 지나가는 게 느껴져.

내 나이가 벌써 40대니까 40마일로 달려가고 있는 거야. 거참 빠르다. 그치? 

넌 몇 마일로 가고 있니? 시간이 지나가는 게 느껴지니? 어릴 땐 참 시간이 안 가는 것 같았는데 말이야.

그땐 시간의 소중함을 잘 몰랐지.ㅋㅋ 나는 시간을 많이 낭비하고 마냥 놀고 그랬던 거 같아.




요즘 10대 20대는 어떨까 궁금해. 요즘 한국에 학생들 공부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한다 느껴져.

우리 때에 비하면 지금은 너무 빡세. 끝없는 경쟁과 비교로 정말 많이 힘들 것 같아. 특히 요즘 한국이.

난 미국에서 아이들을 낳아서 키우고 있는데 여기는 그래도 각자의 속도를 존중해 주고 서로 비교하지 않아.

어릴 때부터 훨씬 자유롭고 학교마다 이벤트 같은 것들이 많아서 아이들이 즐겁게 학교를 다니고 있어.

그래서 한국에 있는 아이들의 교육현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이 아파. 그 아이들은 벌써부터 시간이

부족하다고 너무 빨리 간다고 생각할까? 




나이는 들어가는데 무언가 준비해 놓은 건 없고 시간은 자꾸 빨리만 지나가고 그래서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10대나 40대나 다 똑같은 것 같아. 40대에도 이렇다 하게 이루어 놓은것들이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나 또한 그렇고. 그래서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가장 쉬운 게 잠자는 시간을 조금만 줄이는 거 더라고.




밤에 애들 잘 때 뭐 좀 해볼까 하면 끽해야 2시간 정도 빠듯하게 생기는 것 같아. 더 늦게까지 시간을 내면

4시간도 낼 수 있는데 요즘은 저녁 늦게는 졸음이 밀려와서 다른 일을 잘 못하겠어. 일기를 쓰다가도

졸려서 글씨가 삐뚤빼뚤 엉망이 돼있기도 하고 밤에 책을 읽으면  졸다 다시 읽고를 반복해서 눈뜨면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돌아서 진도가 안 나가.ㅋㅋ 그나마 드라마나 영화는 볼 수 있어. 밤에 졸린 건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지만 예전에는 새벽 2시까지도 거뜬했다고~ 나이 때문인지 몸이 피곤해서 인지 자꾸 눈이 

감겨서 버티고 있기가 힘들어졌어. 그래서 새벽 시간을 깨우기로 했지.




새벽 몇 시? 5시 반이나 6시.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한다는 게 포인트야. 무리했다가는 하루종일 

졸리게 되는 수가 있어. 그렇게 되면 오히려 낭패지. ㅎㅎ;; 욕심내지 말고 적당한 시간을 정해야 꾸준히

할 수 있게 되는 거야.




새벽에 근데 뭐 하냐고? 


뭐든 할 수 있지.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 거야. 근데 그냥 노는 시간 말고 나를 발전시키기 위한 시간. 

나에게 투자하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지. 내게 필요한 것이나 배워야 하는 것들을 매일 한 시간씩 채워 

나간다면 그 시간은 나에게 정말 값진 것들로 돌아올 거라고 믿어.




새벽은 정말 고요해. 5시 반쯤 일어나면 1시간 정도는 내가 하고 싶은 것 들을 충분히 할 수 있어.

우선 물을 끓여서 따뜻한 티를 마실 준비를 해. 정신을 깨우는 거야. 나는 원래 커피를 좋아하는데 

이제 건강도 생각해야 할 나이라 빈속에 커피보다는 티로 바꿨어. 




요즘 마시는 티는 감잎차랑 우엉차인데 아주 구수하고 은은하고 참 좋아. 너무 강한 맛이 나는 티는 

개인적으로 별로야. 둥굴레차나 옥수수수염차도 괜찮고 쌉싸름한 결명자도 좋아. 넌 어떤 티 좋아해?

카모마일? 녹차? 홍차? 아무튼 이런 준비과정은 오래 걸리면 안 돼. 아침 시간은 잘 쓰면 하루가 길어지지만

잘못하면 금방 지나가 버리기 때문에 빨리 준비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야 해. 할 일을 시작하는 거지.




잠깐 눈을 감고 고요함을 느끼며 집중하는 시간을 2~3분만 가져봐. 나의 앞으로의 잘 될 모습들을 상상하는 

거야. 이 팁은 미라클 모닝이라는 책을 읽고 실천하게 되었는데 긍정적인 마인드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서 

좋아. 오래 걸리지도 않고. 그러고 나서 독서를 하거나 좋은 문장들을 적어 놓기도 하고 필사를 하기도 해. 

일기를 쓸 때도 있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정리해 놓을 때도 있어.




요즘 같이 쌀쌀한 새벽은 침대에서 나오기가 정말 힘들잖아. 그럼 침대로 가져가서 해. ㅋㅋㅋ 

이불 덮고 그 안에서 꼼지락 대며 묵상하다가 다시 잠든 적도 있다는 건 안 비밀이야.^^;; 

그래도 계속한다는 게 중요한 거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그게 어려운 거거든!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내면 하게 돼! 그리고 조금씩 더 쉬워지게 되는 거야.




그렇게 아침에 알차고 값진 시간들을 보내고 나면 내 하루가 더 풍성해져. 어떤 사람들은 에이~ 너무 빡빡하게사는 거 아니냐?! 할 수 도 있는데 아니! 바쁘고 정신없던 나의 하루에 잠깐의 작은 시간이 주는 여유가 있어.   오히려 시간에 끌려 다니지 않고 주체적으로 활용하고 관리하게 되더라고.




너도 한번 시도해 봐. 사람마다 잠자는 패턴이 달라서 힘들 수도 있는데 단 30분 정도만 이라도 일찍 일어나서너만의 시간을 갖는다면 하루가 달라질 거야. 중요한 건 한 달 정도는 꾸준히 해야 몸에 익혀진 다는 사실이야.작심 삼일로 끝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것을 갖게 될 거야. 

너 자신을 위해 좋은 것을 선택하길 바라. 



 

나 오늘 너무 잔소리했니? ㅎㅎ;; 그래도 여전히 잘 들어줘서 고마워.

내가 또 편지할게. 그때까지 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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