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 사이드 프로젝트, 두 세계를 지속하는 방법

21화 - 삶은 고구마

by 해담
외부 평가 대신 나다움을 선택하기까지,
고민 많은 9년 차 마케터의 솔직한 회고.

여전히 일은 어렵고 매 순간 헷갈립니다.
정답은 없으니 그저 기록합니다.

고구마는 비교와 불안 속에서 자라나
나다움과 온기로 천천히 익어가는 중입니다.

오늘도 나답게 살고 싶은 당신에게 전합니다.
"그러니, 고구마 사세요"



회사는 강제성으로 굴러가고, 사이드 프로젝트는 자발성으로 살아남는다.



닮은 듯 다른 두 세계

회사는 마감이 있고, 우선순위가 있고, 누군가의 승인과 합의가 있다. 아무리 컨디션이 흔들려도 해야 한다. 가끔은 그 강제성이 나를 살린다. 가끔은 그 강제성이 나를 닳게 한다. 속도가 목표가 되면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질문은 뒤로 밀린다.


반대로 사이드 프로젝트는 강제성이 없다. 아무도 재촉하지 않는데 계속 해야 한다. 자발적 꾸준함이 없으면 시작은 쉬워도 지속이 어렵다. 일을 해야 할 이유보다 못 할 이유가 많다. 사이드 프로젝트의 핵심 역량은 작게라도 계속 이어지는 반복이다. 그래서 더 어렵다.


회사 업무는 대체로 명확한 목표와 방향성에 맞춰 진행된다. 조직이 추구하는 성공 방식 안에서 역할이 배분된다.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 어떤 결과가 필요한지, 어떤 이해관계자를 설득해야 하는지. 기준은 비교적 선명하다. 그 룰 덕분에 빠르게 성장하기도 한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그 틈에서 시작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궁금한 것, 회사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웠던 방식. 그걸 탐색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완성도가 조금 낮아도 좋고 중간에 방향을 틀어도 괜찮다. 무엇보다 충분한 A/B 테스트를 거칠 수 있다. 막대한 비용 부담과 리스크도 없다. 제목, 톤, 주제, 포맷을 바꿔보면서 내가 어떤 방식으로 표현될 때 더 자연스러운지 확인할 수 있다. 콘텐츠로 보여지는 이 실험은 사실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는 작업에 가깝다.



그 속에 숨겨진 진실

하지만 좋아하는 것만으로 계속 유지되지는 않는다. 만들어지는 모든 건 양방향 의사소통이다. 조회수, 저장, 댓글, DM, 재방문. 소비하는 누군가가 있고, 유저의 반응은 잔인하게 솔직하다. 그래서 사이드 프로젝트도 결국 퍼널로 운영된다. 유입을 통해 반응이 생기고, 관계가 형성되면 다시 찾아오는 사람이 생긴다. 이 흐름을 읽지 못하고 이탈이 지속되면 자발성은 빠르게 꺼진다.


회사와 사이드 프로젝트 모두 공통점이 있다. 둘 다 분석과 디벨롭이 필요하다. 관찰하고, 가설을 세우고, 실험하고, 개선하며 최적화를 해나간다. 그 루틴이 쌓일수록 나만의 기준과 문법이 생긴다. 동력은 다르지만 성장 방식은 닮아 있다.


요즘 사이드 프로젝트를 커리어 퍼널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 있다. 회사에서 쌓은 역량이 근육이라면, 사이드 프로젝트는 그 근육을 어떤 방향으로 쓰고 싶은지 알려주는 감각이다. 둘이 함께 할 때 이 삶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은 단단해진다. (사실, 주어진 삶의 시간이 길어질 수록 이런 근육은 선택보다 필수에 가깝기도 하고,그런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채널이 많아졌기도 했다.)



나를 지키는 방법

결국 중요한 건 선택이다. 회사에서는 강제성에 기대되면서도 내 체온을 지키는 법을 배우고, 사이드 프로젝트에서는 자발성을 만들면서도 퍼널을 읽는 법을 배우는 것.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다면 나는 회사 밖에서도 회사 안에서도 덜 흔들릴 것이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커리어다


오늘의 데이터.
당신이 가진 세계 속에서 측정한 인바디 데이터는 어떠한가요? 근육량은 충분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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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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