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슬링 월시 감독 <내사랑>
검색을 하다가 눈에 익은 그림을 발견했다. 아무 걱정도 없이 해맑은 그림! 그림은 영화 <내사랑>의 실존 인물인 모드 캐슬린 루이스의 그림이었다.
영화 <내사랑>은 이렇게 시작된다. 갈 곳 없던 모드는 에버렛이라는 남자 집에 가정부로 들어간다. 고아로 자란(영화에선 암시만 있지만) 에버렛은 거칠기 그지없다. 모드의 뺨을 때릴 때 나는 그녀가 너무 불쌍하고 억울해서 이를 뿌드득 갈았다. 하지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 모드! 그림을 그릴 때 그녀는 새롭게 피어난다. 영화를 보면서 우리 집 곳곳을 그녀처럼 온통 그림으로 채우고 싶은 마음 간절했다. 소로우의 월든 호숫가 집처럼 이렇게 작은 집에서 그녀의 그림이 태어난다. 신문에 그녀의 사연이 소개되고 그림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녀의 집은 그 자체 미술관이 되었다.
모드의 그림들. 작은 엽서에도 그리고 버려진 판자에도 그렸다. 그의 순수한 그림은 이상하게 마음을 아프게 한다. 담배 은박지에 그린 이중섭의 그림처럼.
"나, 개, 닭, 그리고 너!"
"머저리 같으니... 스튜핏"
"당신의 시선을 보고 싶어요"
"없던 일로 합시다."
"끝내 행복을 찾은 건 우리 집안에 너밖에 없구나."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이 문장이 어디에 배치돼 있는지 금방 알 수 있을 거다. 아름다운 영상과 톡톡 이어지는 대사가 시종일관 이어진다. 또한 영화 속 주인공(에단호크와 샐리호킨스)의 연기는 영화를 백배 빛나게 만들었다. 모드 역의 샐리호킨스는 "핑거스미스"의 수(그 영화에도 모드가 나온다^^)였다. 이 배우의 연기의 폭이 얼마나 넓은 건지~~~
영화에서 모드와 에버렛은 점점 사이좋은 부부가 되지만 실제는 달랐다고 한다.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장애가 있던 모드는 제대로 걷지도 못했고 왕따를 당해서 학교도 제대로 못 다녔단다. 평생 유일한 행복은 그림 그릴 때뿐이지 않았을까 싶다. 모드의 그림이 맑기만 한 게 그래서 더 눈부시다. 영화 평이 좋아서 아무 생각 안 하고 보다가 그야말로 감동 폭격을 맞았던 기억. 어쩌면 영화 한 편이 이렇게 사람 마음을 움직이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