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웅거러 <세 강도>
그림책 제목이 무려 세 강도! 일단 제목부터 어린이 책과는 거리가 멀게 보이지만 어린이 그림책 맞다. 검은 망토에 빨간 도끼를 들고 있는 세 강도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작가님 참 얄궂다 싶다. 이 책의 작가님 토미 웅거러는 <달사람> <크릭터> <제랄다와 거인> 등 작품이 아주 많다. 그림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셨을 책들이다. 그리고 토미웅거러 작가님을 조명한 영화도 있다.
다시 <세 강도>로 돌아와서, 강도 세 명은 사람들에게 금은보화를 빼앗아 쌓아 놓았다. 그러던 어느 밤에 지나가는 수레를 덮쳤는데 거기엔 티파니라는 어린아이만 타고 있었고 강도들은 티파니를 데려와 보살펴준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티파니의 질문.
금은보화를 본 티파니는 이걸 어디에 쓸 거냐 묻고 강도들은 당황한다. 한 번도 이걸 어디에 써야겠다 생각한 적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세 강도는 변하는데...
이 책을 독서모임에 소개하면 언제나 의견이 분분하다. "좋은 책도 많은데 이런 책을 굳이 아이들에게 보여 주기 꺼려진다." "그런 고정관념이 오히려 아이들 생각을 확장시키지 못하니 일단 소개하고 아이들과 의견을 나눠보자"로 나뉜다.
나는 토미 웅거러의 여러 책에서 고정관념을 깨려는 작가님 의지를 많이 느낄 수 있었다. 크릭터라는 책 주인공은 뱀과 할머니고, 제랄다와 거인에는 식인거인이 등장한다. 세 강도에서도 그렇다. 어떤 이유로 강도가 됐을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용서받을 수 없는 건가? 그래도 강도 짓은 나쁘지 않나? 다른 방법도 많잖아?(실제 이 책을 소개하면 다양한 의견이 너무너무 많이 나온다ㅎ)
과연 이런 그림책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토미 웅거러 작가님은 너무 쿨하게 말씀하시는 듯 내 귀엔 들린다.
"내 책 안 사도 괜찮아. 하지만 쉽진 않을 걸!"
참고로, 일본에서는 <세 영웅>으로 번역되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