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입구에 복숭아나무가 봄에 꽃도 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쿵 소리를 내며 부러졌답니다. 봄에 꽃은 피웠지만 밑동이 모두 썩어 있었습니다.
매년 여름 맛있는 복숭아를 한가득 딸 수 있었는데 이젠 제 마음속에서만 남게 되었습니다. 쓰러진 복숭아나무를 정리하기도 전에 갑자기 엄마가 돌아가셨습니다.
영영 우리들 곁을 떠나신 엄마는 이제 제 꿈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언젠가 돌아가실 줄 모르지 않았지만... 이 황망한 마음을 어찌할 수 없어서 넋 놓고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집 강아지가 너무너무 아파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뚝뚝 피를 쏟았습니다. 밤새 아파하는 강아지를 안고 동물 병원에 갔더니 자궁축농증이라네요. 중성화 수술을 시키지 않은 강아지들에게 나타나는 병으로 치사율이 높은 무서운 병이었어요. 자궁 적출 수술을 받고 집으로 돌아온 우리 강아지 팡이!! 7.5kg 정도 나갔던 몸무게가 겨우 6kg 나갑니다.
저는 봄과 여름 사이, 지옥을 맛본 기분이 듭니다. 팡이는 다행히 잘 회복하고 있고 저 역시 이제는 좀 더 마음 깊은 사람이 되고 있는 중입니다. 브런치를 비운 핑계를 중언부언 적었습니다. 모두 슬픈 소식만 남겨 미안합니다. 앞으로 좋은 소식 들고 브런치에 들어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