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운데 가르마로 똑 떨어지는 단발머리에
삐죽 솟은 흰머리 한 가닥.
원래는 꽤 오랫동안 갈색으로 염색을 해왔었다.
머리카락이 염색물을 먹었을 때는 그리 티 나지 않았는데
'앞으로 염색을 하지 않겠다.'
선언한 후 뿌리 쪽 머리가 자라면서
고작 몇 가닥 흰머리 주제에 왜 그렇게 튀는지.
몇 번 뽑았다.
뽑으면 그때만 잠깐,
다시 그 자리에 - 마치 새순처럼 -
언제 다시 돋아난 거야 싶게 빼꼼 돋아나 있다.
그러다가 요즘엔
'얘도 색만 다를 뿐, 내 소중한 머리카락인데 그냥 내버려두자.'
하고는 그냥 함께 살아가 보기로 했다.
여전히 거울을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여전히 '그냥 뽑아버릴까?' 고민이 된다.
그러다가 툭, 입 밖으로 튀어나온 말.
"안녕? 상윤아?"
언젠가 너도,
다시 검은 머리가 될지 모르지...
티 안 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