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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영 Nov 23. 2022

흰머리

30대 후반에 접어들며

새치 하나 없이 까맣던 머리에도

한가닥 두 가닥 흰머리가 나기 시작했다.


정가운데 가르마로 똑 떨어지는 단발머리에

삐죽 솟은 흰머리 한 가닥.


'오른쪽 가르마를 탈까.'

머리를 쓰윽 넘길 때 반짝반짝 빛이 나는 흰머리 두 가닥.


원래는 꽤 오랫동안 갈색으로 염색을 해왔었다.

머리카락이 염색물을 먹었을 때는 그리 티 나지 않았는데

'앞으로 염색을 하지 않겠다.' 

선언한 후 뿌리 쪽 머리가 자라면서 

고작 가닥 흰머리 주제에 그렇게 튀는지.


몇 번 뽑았다.

뽑으면 그때만 잠깐,

다시 그 자리에 - 마치 새순처럼 -

언제 다시 돋아난 거야 싶게 빼꼼 돋아나 있다.


그러다가 요즘엔

'얘도 색만 다를 뿐, 내 소중한 머리카락인데 그냥 내버려두자.'

하고는 그냥 함께 살아가 보기로 했다.


여전히 거울을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여전히 '그냥 뽑아버릴까?' 고민이 된다.


그러다가 툭, 입 밖으로 튀어나온 말.

"안녕? 상윤아?"






언젠가 너도,

다시 검은 머리가 될지 모르지...

티 안 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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