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친 언론인이 쓴 치우친 책, 뒤로갈수록 설득력을 잃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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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서토론을 열심히 하고있는 멤버중 한명이 읽고싶다며 추천한 책이라 처음 읽어보게되었다.
뭐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는 것도 한 몫을 하긴했다.
책의 이름은 '자살하는 대한민국'
솔직히 이렇게 자극적인 제목은 일단 반감을 일으켜서, 독서토론 책이아니었다면 내가 먼저 골라서 사는 일은 없었을 것 같다.
책의 초반부를 읽으며 생각한 내용은 현재의 20대인 내가 살아오지 않은 과거의 사회를 이 책을 통해 대입하면서 지금의 사회가 형성된 이유를 이해할수 있었던 것 같다.
그만큼 지금의 사회만 보면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들의 이유를 잘 설명한다.
과거, 알지못했던 많은 사건들과 지금의 사회가 형성된 이유를 쉽게 풀어내기때문에 책이 술술 읽혔던 것 같다.
특히, 요즘 정치적으로 우리나라가 혼란스러워서 그런지 이 책에서 설명하는 일들이 더 와닿았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중간까지 읽을때까지도, 굉장한 호평을 했던것 같다.
'한국의 현대사회를 다큐멘터리로 촬영한 사람이 적은 책같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한국의 높은 물가수준과 각 정부가 들어서는 것에 따라 변화하는 정책들, 그리고 그로 인한 결과를 통계자료를 활용해서 설명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이 책을 읽으면 새로 알게되는 부분도 많이 있었고, 미처 몰랐던 사회문제를 잠깐이나마 접해보기도 했따.
책의 88페이지에서 특히나 실망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세종특별자치시 관련하여, 저자가 서술한 내용이다.
9명으로 구성된 헌법재판소가 5천만명이 살고있는 거대한 공동체의 미래를 바꾼것이다.
물론 이 세종특별자치시에 대한 생각은 지금도 좌/우에 따라 찬반의 차이가 크겠지만, 20년이 지금 다시생각해도 굉장히 혁신적인 생각이었음은 분명하다.
나는 이 생각의 결과가 무조건 긍정적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9명의 헌법재판소가 거대한 공동체의 미래를 결정한 것은 동의하는 부분이고 조금 아쉽기도 하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실제로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해서 생기는 아쉬움인듯.
그래서 이 부분을 읽을때는 화가 조금 난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출산율 문제도 잠깐 다루는데,
수도권과 서울집중이 사실상 한국 공동체의 물리적 소멸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새로운 시각이라고 생각하고,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다고 느끼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출산율이라는건 저자가 보는 이 시각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
다양한 원인들이 도처에 깔려있고, 저자가 생각하는 수도권 중심의 사회가 그 원인의 일부일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불만이었던 부분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분명히 근거가 있지만, 원인중에 하나를 원인 전체로 확대해서 해석하는 내용이 많이 있다. 또한 뒷부분을 읽을수록 근거없이 본인이 생각하는 '원인'중 하나를 확대해서 전체로 해석한다.
점점 책을 읽으면서 자기의 생각을 중심으로 선동한다고 느꼈던 것 같다.
이유는 저자가 제시하는 원인들이 점점 근거가 부족해져 설득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유 외에 새로운 생각을 제시하고, '이렇게도 바라보아야한다.' 하는 메세지가 아닌 '이유가 이것이기때문에 이것을 해결해야만 문제가 해소된다.'하는 식의 메세지를 전달한다.
이런 말하기 방식을 그대로 느낀 최악의 책이 있었다.
과거에 '역행자'라는 책을 읽을때도 비슷하게 느꼈다.
진짜와 자기의 생각을 짬뽕시켜서 프레임을 만드는듯한 느낌.
나는 책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이런 느낌을 강렬하게 받아, 책의 앞부분에 저자가 제시했던 설득력있는 근거조차 의심하게 만들었다.
과거를 해석하고, 이유를 분석하는 부분에서는 꽤나 냉철하게 지적하고 있다고 느꼈으나,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함에 있어 저자는 반대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유를 자기의 생각에 끼워맞춘다는 말이 적절할 것이다.
이책의 249페이지를 읽으면 이런 내용이 있다.
-1999년 군가산점 폐지논란은 한국에서 사회적약자 또는 소수자에 대한 주류집단의 강한 반감이 형성된 최초의 사례라고 볼수있다.
라는 말을 하고서 이 문제를 종결시킨다.
앞서 저자가 한국의 소비자 물가수준이 높다는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책의 한 에피소드를 통째로 쓸 정도로 근거를 제시한 것과는 달리, 이 부분은 소수자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의 근거로 단지 저 1줄을 들먹였을뿐 그에 대한 어떠한 근거도, 언급도 없이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기 위한 사례1로 취급했을 뿐이다.
이런게 내가 느끼기에는 모두 자기의 이유와 논리에 사건을 끼워맞추는 것으로 느껴져서 화가 났던 것 같다.
저자가 깊게 이해하고 근거를 들어 설명한 부분에서 느꼈던 설득력과는 전혀 반대되는 이야기로 오롯이 '분류'를 위해서 저 사건을 언급했을 뿐이다.
이 책의 뒤에 4개 챕터는 모두 이런 방식으로 글을 쓰고있다.
초반에 내가 글을 읽으며 느꼈던 냉철했던 분석력과 논리가 뒤로갈수록 깨지고, 오히려 말같지도 않은 말로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이유가 분명하다.
자신의 생각을 근거로 사건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본질적인 이유를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이 아닌 답을 정해놓고서 대부분의 사건을 들먹이고 있어서 뒷부분으로갈수록 읽으며 스트레스를 받았고, 논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책의 277페이지에서도 비슷하게 느꼈다.
인터넷에서 누군가를 과녁으로 삼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이 특별히 사악해서 누군가를 공격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지나치게 높은 경쟁압력은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을 탈락자로 만들어버린다. 이런 점에서 연애와 결혼도 그 부작용을 피해갈 수 없다.
이런식으로 어떤 사회문제를 이분법적으로만 생각해버린다.
이 원인은 이러한 원인이쌓아져서 발생한것이다로 과거의 근거에 맞추어 현재의 문제를 해석하니 근거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설명없이 분류를 하는 방식으로 글을 쓰는 것이다.
자살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초반에 느꼈던 울림과 '황금티켓'과 같이 나에게서 공감을 끌어내는 포인트가 분명히 많았음에도 책의 뒤로 갈수록 객관성이 바닥나고, 설득이 아닌 그저 주장만 내뱉을 뿐이다.
뒷부분을 읽을수록 반감이 솟아올랐으며, 역행자급의 최악의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좋은 부분과 설득력있는 내용이 많았음에도 억지 논리로 현상을 설명하고 자신의 생각을 바탕으로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 분석없이 해결책을 "만들어내고"있다는 것으로 이 책은 내가 기억하는 2024년에 읽은 최악의 책으로 기억될 것이다.
절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지 않으며, 누군가 이책을 읽는다면 뒷부분으로 갈수록 사람을 선동시키려는 의도가 보이는 책이라고 경고를 할것 같다.
쓰고싶은 좋은 내용이 많았는데, 다 읽고나서 너무 그 의도가 뻔히 보였기에 좋은 내용조차 잊혀지게 만들정도의 책이었다.
이상으로 리뷰를 마치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