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체질의학 소설> 대증하약

대증하약(對症下藥): 증세에 맞게 효과적인 약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by 백승헌

<이 글은 28 체질의학의 발견과 연구, 의통의 전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민족 고유의 의통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 천고의 비법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환단고기에서 동의수세보원에 이르기까지의 한민족 의통이 21세기에 세계 최고의 의학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힌다. 각종 역병과 괴질, 난치병과 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의통과 해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을 찾는 사람이 천하를 구할 것이라는 예언이 실현될 것인가? 이 소설은 그 의문과 해답을 동시에 던질 것이다.>


9. 높은 산 바위틈에 숨겨져 있는 신비한 약초

“자네는 이제 내려갈 준비가 다 되었나.”

승학이 궁금했던 점을 더 물어보려고 할 때, 손 선생이 나타나서 말했다.

“예. 거의 되었습니다.”

“그럼. 집에 내려가서 열심히 자가 치료를 하고 준비가 되면 돌아오게.”

승학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선생님 말씀하신 그대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하.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 청년이 이렇게 병들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나. 기운을 회복해서 오게.”

그는 주머니에 들고 있던 봉지를 내밀었다.

“이건 특효제 일세. 대증하약이 중요하네. 증세에 맞게 효과적인 약을 써야만 하는 것일세. 하루에 30알 정도로 세 번을 꾸준히 복용하게. 집으로 가서 아무리 힘들더라도 내가 시키는 대로 꼭 해야 할 것이야.”

“예. 알겠습니다. 반드시 약속대로 잘하겠습니다.”

그는 승학을 대전역까지 손수 배웅하겠다고 했다. 승학은 그의 배려가 과도한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승학이 느끼는 것은 부담이 아니라 편안함이었다. 가는 차 안에서 승학은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저는 수행자가 되고 싶은데, 그 길을 가면 제게 맞는 건가요?”



그는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수행자가 되고 싶단 말이야. 수행도 좋지만 너는 앞으로 공부를 많이 해서 수많은 사람을 살리는 길이 더 좋을 것이야. 활인성을 타고났으니 의학공부를 하도록 해라. 수행의 길은 끝이 없고 수행을 하다가 뒤를 돌아보면 텅 비어있지. 그러나 공부는 노력여하에 따라 일정한 단계에 오를 수가 있어. 오랜 시간 동안 한 분야의 공부를 하면 대가가 될 수 있어. 하지만 수행자는 대가가 있을 수 없어. 평생 수행만 해야 하는 고단한 길이지.”

그는 뭔가 회상하는 표정을 지으며 계속해서 말했다.

“나도 젊을 때 수행을 하려고 노력을 했지. 하지만 깨달음이란 공허한 것이야. 깨달음을 누가 증명하고 공증할 수 있겠어. 스스로 깨달았다고 떠드는 것은 허공의 구름조각 같은 것이야. 그러나 공부는 달라. 한만큼 모이고 증명이 되며 공증이 되는 것이지. 활인성이 있는 사람에게 공부란 세상의 이치와 사람을 살리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지.”

그의 말을 듣고 승학은 생각을 더듬어 보았다.

수행자들은 보통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하여 나아간다. 하지만 의학공부는 보통사람들이 가는 길을 더 잘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한다. '어떤 길이 맞을까?' 승학의 뇌리엔 지나간 투병의 세월 내내 풀지 못했던 의문들이 새롭게 떠올랐다. 하지만 승학은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다. 우선 몸을 추스르는 것이 가장 우선이기 때문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승학은 그다음 날 아침 일찍 산으로 올라갔다.

보라색 도라지를 찾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 일찍 출발한 것이었다. 첫날은 그리 멀리 가지 않아도 보라색 도라지가 보였다. 가까운 산에서부터 조금씩 보라색 꽃의 도라지를 캐어야 하기 때문에 처음엔 쉬웠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면서부터 보라색 도라지꽃이 잘 보이지 않았다. 흰 도라지꽃은 쉽게 눈에 띄었다.

가까운 산에서 보라색 도라지를 찾기가 힘들어졌다. 승학은 점 점 깊은 산으로 들어가야 했다. 온 산을 약초꾼처럼 뒤지고 찾아다녀야 했다. 몸이 성할 리가 없었다. 몸살이 오고 근육통이 와서 움직일 때마다 여기저기 몸이 아팠다. 하지만 약속한 대로 기어이 일어나서 산으로 갔다.

새로운 형태의 투병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땀을 비가 오듯 흘리며 연신 기침을 하면서도 산속을 헤매는 것은 비장한 행위였다. 열흘을 지나 보름이 되었을 때는 초주검의 상태와 비슷했다. 바람이 불면 날려갈 것 같은 뼈대만 지니고 악으로 산행을 결행했던 것이다.

“내가 대신 산에 가서 보라색 도라지를 캐어 올 테니, 집에서 쉬어.”

곁에서 보다 못한 어머니가 말했다.

“엄마 나는 괜찮아. 스스로 지키겠다고 약속한 대로 해야지.”

하지만 승학을 보는 부모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사실 부모님도 승학처럼 힘든 것은 마찬가지였다. 의원이 말한 그대로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승학이 온 날부터 아버지는 논 고동, 다슬기, 민물 게를 구하기 위해 산천을 헤맸다.

어머니는 정성을 달여 끓여 하루 세 번 규칙적으로 먹였다. 씀바귀는 3일을 내내 장작불로 끓여야 했기 때문에 편하게 잠을 잘 수도 없었다. 모두가 지극정성이었다.

그 후 21일이 지나자 승학의 몸에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어느 시점부터 기침이 뚝 끊어지고 호흡이 고르게 되었다. 또한 숨이 덜 차고 산행이 힘들지 않게 느껴졌던 것이다.

“승학아. 이제 니가 기침을 하지 않는 것 같데이. 얼굴에도 화색이 조금 도는 것 같이 보이네.”

무뚝뚝한 아버지가 신기한 듯 말했다.

“그래요. 기침도 없고 몸도 가뿐해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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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학의 몸은 한결 좋아졌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 높은 산을 올라도 숨이 덜 차올랐다. 손 선생이 승학을 대전역에서 보내면서 마지막으로 한 말을 꼭 지키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산을 오르면 산의 정기를 흡입할 수 있다네. 처음은 힘이 들겠지만 적응이 되어 숨이 덜 차면 높은 산의 7부 능선 이상을 오르도록 하게. 가능하면 큰 바위가 있는 주변의 보라색 꽃을 찾아. 간혹 보라색 도라지색 같은 것이 있거든 그것을 꼭 캐게나. 그것은 천세근이라고 이라고 하는 천년에서 사천 년까지 사는 특수한 도라지과 약초야. 그것은 돈 주고도 구할 수 없는 귀한 것이야.”

“아. 선생님 그런 것도 있습니까? 약초도감에 나와 있나요?”

“세상에 그 어떤 약초도감에도 수록된 것은 없어. 유독 한국에만 있는 신비한 약초야. 불치병을 치료하는 신통한 약효가 있지. 그런 신령스러운 약초는 반도국가에만 찾을 수 있다네, 아시아에는 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이 유일한 반도국가일세, 그 반도국 중에서 최고 동북방인 한국에서는 간과 신장에 대한 특효 약초가 있지.”

“말레이시아나 베트남에도 신비한 약초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그렇다네. 현재 말레이시아는 한국인이 입국이 되지만 베트남은 공산주의 국가이고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입국이 되지 않지. 그것이 못내 아쉬워. 베트남은 동남방이라서 간과 심장에 대한 특효 약초가 있어. 앞으로 미래는 역병과 난치병의 시대가 올 거야. 그 역병과 난치병을 다스리는 묘약은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만 있다네.”

"선생님, 그건 왜 그렇습니까?"

"지금은 지구 온난화가 시작되는 화기의 시대일세. 그래서 역병과 난치병이 생기기 때문에 반드시 동남아 반도국에서 그 약을 찾아야 한다네. 이열치열의 원리가 그러하다네."

“선생님 제가 몸이 조금 좋아지는 대로 높은 산을 올라서 그 약초를 꼭 찾겠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공부를 하게 되면 반드시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잠시 뭔가를 생각하다가 혼자 중얼거리듯 말했다.

“내가 못 이룬 꿈을 자네가 꼭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가서 이뤄주길 바라네, 베트남이 한국과 정식 수교할 때까지 내가 살 수는 없을 것 같아서 말이야.”

그 대화는 생생하게 뇌리에 각인되어 있었다. 승학은 그 짧은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높은 산을 올랐다. 자신의 병을 기적처럼 낫게 해 줄 신비한 천세근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또 언젠가는 반드시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을 가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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