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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아가는 힘

by 용혜림

오랜만에 다시 글을 쓴다.

글로벌 타겟팅을 하기 위해 substack에 글을 올리고 있었는데 확실히 좀 더 개인적인 프라이벗한 생각들은 브런치가 아직까진 더 편하다.

스타트업 시작한지 이제 3주차다.

빌딩-인-퍼블릭을 하고 있지만, 사실 그렇게 하는게 맞는가에 대한 많은 의문도 들긴하다.

기록용으로는 좋고, 창업을 도전하는 다른 분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많이 노출된 느낌이라 vulnerable한 것 같다.

아직은 초기 검증 단계이다보니, 더욱 자신이 없는 부분도 있고, 요즘은 또 워낙에 쉽게 앱들을 빨리 카피해서 만들 수 있다보니 조심스럽기도 하다.

물론 다른 누군가가 베껴서 나보다 잘 된다면 그건 내가 무언가 잘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은 결국 내 진정성을 알아주실 것이라 믿고, 내가 그동안 계속 몸소 직접 느껴왔던 문제들은 나보다 잘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지난 2주동안 드디어 문제-해결할 아이템을 찾고 피치덱을 완성했다. MVP도 기본 프레임도 다 만들었다.

같이 일할 팀원들도 찾기 위해 커피챗을 6분 정도와 했는데, 다들 바쁘시기도 하고 풀타임으로 조인하실 분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결국 MVP개발은 내가 혼자서 다 하고 있다.

법인설립도 마쳤다.

사실 개발을 혼자서 하는건 문제가 아니다. 요즘은 너무 쉽게 도와주는 툴들이 있어서, 저번주에 v0와 cursor을 둘다 각각 $20씩 결제하기도 했다. 나는 웬만해서는 절대 끝까지 이런 서비스 플랫폼 구독을 안하는 성격인데 이제는 정말 결제할 가치가 있는 상품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다만 혼자서 하다보니 내가 만드는 아이디어의 방향성이 맞는지 고민을 많이 하게되고, 그냥 다 혼자서 할 수 있긴 한데, 할일이 매우매우매우 많다는 것이다.


MVP 만들기, 피치덱 만들기, 지원서 작성하기, 법인 설립하기, 고객들 모으고 연락하기, 커피챗하기.


몸 1개로 한다는게 말이 안되는 것 같긴하다.

그러고 쉬면 또 일하지 않는거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니 가끔은 조금 힘든 것 같다.


어제 플래그풋볼 훈련을 하면서 많이 번아웃이 왔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9년째 이 운동을 하고 있고, 플래그풀은 수백번을 했고, 라우트 뛰는것도 수천번을 했을텐데, 언제까지 이걸 해야하지?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그래서 코치님에게 당분간은 쉬어야할 수 있겠다는 말을 했는데, 동시에 이걸 매일매일 하는 선수/코치님들은 정말 사랑하지 않는 이상 못한다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로.

제품과 시장이 좋아보여서 누구나 다 뛰어드는 판에, 결국에 살아남는 사람은 그 문제해결에 진심인 사람과 그 주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일 것이라는 것.

그래서 가끔은 일을 이렇게 하다가 너무 힘들고, 자신이 없어지고, 내가 정말로 1조 기업을 세울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때가 많은데, 나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건 정말 내 10X AI Club 구독자분들밖에 없는 것 같다. 그들 때문에 제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힘이 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혼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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