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문제보다 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쉽다.
회사 생활을 길게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일을 할 때 어떤 문제점을 발견하면 그 문제의 근원을 찾아서 해결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그리고 이러한 사고방식이 나 스스로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많은 문제들을 접하게 되고 해결한다.
한 가지 조치로 근본 원인이 해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 뜻하지 않은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스템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말이다. 다시 말해 한 번 발견한 문제는 다시는 그 문제가 봉착하지 않을 정도로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만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사용자가 아침마다 어떤 금액을 확인하고 송금하는 업무가 있다고 하자. 그 사용자는 금액이 정확한지 확인한 후 매일 아침 송금을 한다. 그런데 그 송금 업무는 아침 10시까지 처리하지 않으면 더 이상 송금이 불가능하고 송금 대상인 고객에게 피해가 간다고 가정해 보자.
언뜻 보기에 시스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매일 아침 담당자가 눈으로 확인하고 송금을 처리해야 하니까. 하지만 여기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담당자가 깜빡 잊고 처리를 하지 않았다면? 또는 휴가 중이라면? 급하게 처리할 일이 갑작스럽게 발생했다면?
이러한 많은 이유로 인해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우리는 사람이니까.
당신이라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
생각보다 많은 집단과 기업에서 '시스템'보다는 '사람'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담당자를 윽박질러 겁을 주거나 아니면 처벌을 하면 해결된 것이라고 믿는다. 회사는 담당자가 일찍 출근해서 더 집중해서 일했다면 그렇지 않았을 것이라고, 근무 태만이 이런 결과를 불러온 것이라고 수많은 사람들을 세뇌시킨다.
짐작했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물론 사람이 문제인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건과 사고에서 사람보다는 '시스템'의 문제인 경우가 더 많다. 여기에서 시스템이란 조직문화, 프로세스, 일하는 방식과 같은 체계 관점에서의 모든 요소들을 말한다.
그렇다면 다시 돌아가서, 앞서 얘기한 금전사고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용자에게 알림을 주는 일이다. 10시까지 송금처리를 마무리해야 하므로 8시부터 30분 간격으로 알림을 주는 것이 좋겠다. 물론 처리가 완료되면 알림은 주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담당자가 부재중일 경우를 대비해 정 담당자와 부 담당자를 배치하고 부담당자에게도 알림을 주어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부 담당자도 부재중일 수도 있지 않은가?
이를 대비한 방법이 하나 있다. 10시가 되더라도 일단 송금을 한다. 그 후에 정합성이 일치하지 않으면 그 차액을 추가적으로 지급한다. 만약 초과 지급했다면 다음 달 지급 시 그 차액만큼 덜 지급하면 된다.
이 정도면 근본 원인을 해결한 것일까?
아니다. 아직이다. 더 많은 추가적인 해결책이 남아있다.
생각해 보자. 애초에 왜 사람이 남아서 정합성을 체크해야 하는 것일까? 계산 로직이 너무 복잡해서 인별로 모든 잔고를 맞추기 어려워서다. 이런 경우 시간이 걸리더라도 리팩토링(Refactoring)을 해서 근본적으로 계산에 문제가 없도록 로직을 단순화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사람이 체크할 필요 자체가 없어진다.
이쯤 되면 또 다른 의문점이 생긴다. 왜 담당자는 10시까지 처리를 해야 하는 것일까? 12시에 하면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일까? 정답은 중개 기관이 10시라는 제한시간을 둬서다. 그들도 각 회사로부터 받은 파일을 처리해서 고객에게 송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필요하다. 10시라는 제한시간을 두지 않으면 수많은 회사로부터 독촉을 해야 하고 관리가 어려워진다.
이런 문제는 금융 협회와 같은 공공기관의 힘을 빌리거나, 주변의 여러 회사들과 연합해서 중개기관에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만약 본인이 더 욕심을 낸다면 본인이 직접 중개기관 또는 그에 상응하는 곳에 들어가서 직접 개선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갈지는 본인의 자유다. 다만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어떤 문제에 직면하든 그 근본 원인을 제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는 그 문제에 신경 쓰지 않을 정도가 되어야 그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생각을 하도록 연습해 보자.
만약 문제가 생겼는데도 그 문제를 방치하거나, 땜빵식으로 처리하게 된다면 반드시 문제는 재발하게 되고 그 대가는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작은 사소한 문제들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말고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서 큰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방식이 자신을 더 큰 사람으로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쉽다. -세르게이 브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