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과 현실의 꽤 슬픈 합주
‘요즘 몸이 몹시 경제적이 되었구나~’ 하고 하이볼 두 캔 째를 채 못 따고, 볼 빨간 몸뚱이를 옮겨 욕실에 발 딛다 보았다.
바닥에 떨어진, 손바닥만 한 이태리 타월 한 장.
이태리에서 나고 자라 이태리 타월인지 알고 살았겠지. 그런데도 어떤 놈 몸뚱이나 닦는 자신이 늘 의아했을 거야.
바닥에 며칠 째 떨어져 있어도 눈 길 한 번 못 받아 또 갸웃갸웃 생경했겠지.
속았나 보다 하니, 바닥 어딘가 떨어지기까지 한건 어째 동병상련이라 툭툭 털어 걸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