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많은 사람들이 독립의 장점이라고 말했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일.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가 행동하고 움직이는 만큼만 무언가 생기는 느낌. 나를 먹여 살리는 일. 씻기고, 일하고, 밥 먹이고, 적당한 운동과 일상의 재미도 찾아줘야 하고, 목표도 세워주고, 성취와 실패를 응원하고 위로도 해줘야 한다. 내 몸뚱이 하나 먹여 살리기도 바쁘다는 말이 이거였군요. 가족들과 함께 지내면 좋든 싫든 자연스러운 영향을 미치며 살아간다. 오로지 혼자의 기분을 느껴본 건 지금 시기가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생각지도 못한 외로움을 느끼기도, 간섭 없는 해방감에 감사함을, 내 맘대로의 자유를 만끽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끔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꽉 찬 내 모습이 싫어진다. 헤집고 파고들어 봐도 부정적인 감정밖에 안 보일 때는 시간이 제발 빨리 흘러가길 바라면서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행복한 삶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행복하고 싶으니까. 전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해야 된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마음 편한 삶이라고 답을 내렸다. 세상은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들로 가득하다. 치유해면서 살아가는 것도 자기 몫이자 능력으로 느껴진다. 회복 탄력성이라고 해야 할까.
기록을 마음대로 이어가고 있는 요즘. 특별한 방법도 정해진 기간도 없이 그냥 하고 싶은 대로 종이를 오려 붙이고, 사진을 붙이거나 관련된 글을 적어 남기는 단순작업들. 나는 이 과정을 ‘치유’라고 거대한 의미를 부여하게 된 이유는 어느 날 펼쳐본 기록들에 내가 이럴 때가 있었구나, 이런 감정이 소중했지. 꽤 괜찮은 사람인 걸 느끼기 해줄 작은 불씨와도 같은 힘이 되어주길 기대하기도 한다. 과정 속에서 그 의미는 충분히 발휘하겠지만 또 다른 목적으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떨게 살아가고 싶은지 끊임없이 떠올러야 길을 잃어버리지 않기 때문에 확실히 못 박아두는 다짐이기도 하겠다. 기록을 하다 보면 알게 되는 것들 중 나의 행복으로 채워갈 수도 있지만 결국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게 궁극의 목표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분명 행복하고 긍정적인 것들로만 채워져 있지 않을 테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것만큼 재밌고 충격적인 것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