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첫걸음

고작 첫걸음

by 윤아부지

굉장히 더웠던 여름이지만 새벽의 공기는 그리 덥지 않게 느껴졌다. 이 정도면 잘 뛸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마저 느껴지는 그런 날씨였다.


그렇게 첫걸음을 내디뎠던 것이다.


달리기의 좋은 점 중 하나가 생각할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게 달리기 시작하면서 언뜻 들었던 생각은 웬일인지 ‘닐 암스트롱‘이 달의 표면에 첫 발을 디디며 했던 그 말이었다.


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이것은 한 명의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젠장, 고작 처음 달리기 시작하면서 뭐 이렇게까지 거창하단 말인가!


사실 모를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해야지 건강하다고 말하고 또 그렇게 알고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동을 하지 않는다. 생각과 행동이 다른 것이다. 그런 운동이라는, 좋은 습관 중 하나라는 달리기를 시작하는 첫걸음이었으니 내게는 어떠한 거창한 의미가 있었던 것이다.


한 여름 새벽의 첫 달리기의 발걸음이었지만, 훗날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서 달리기가 자리 잡는 첫걸음이었기에 큰 도약이었음에 틀림없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이 글을 연재하고 있는 지금 이 시점까지 나는 꾸준히 달리고 있으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분명 모를 일이지만), 내게 있어서 첫걸음은 큰 도약이었음이 분명하다.


그래서 약 50회 정도 달리기를 한 지금의 시점에 있어서 달리기가 쉬워졌냐면 꼭 그렇지는 않다. 주로 새벽 시간에 달리는 나에게 있어서 여전히 달리기 위해 조금 더 일찍 일어나는 일은 힘든 일이고, 여전히 초반 500m 정도는 꽤 큰 고통이 느껴지고 있다.


여전히 처음은 힘들다는 것이다.


저 첫날의 작은 발걸음 이후, 고작 2Km 구간만을 쉬지 않고 뛰었지만, 다음날 다리에 엄청난 알이 베였다.


그래도 어찌 되었거나 나는,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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