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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철 Jun 13. 2024

우리가 몰랐던 백제사


역사학자 정재수 선생이 최근에 발간한 역저 <우리가 몰랐던 백제사>(신아출판사, 2024)를 한 권 보내 주었다. 정재수 선생은 매일 같이 페이스 북의 포스팅을 통해 백제사에 관한 이야기를 분석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연재하고 있다. 나도 관심있게 오랫동안 지켜 보면서 눈동냥 하듯 배우고 있는데, 이번에 이 글들을 모아서 단행본으로 출간한 것이다. '책이 죽어가는' 이 시대에 이런 책을 낸 저자 정선생과 <신아출판사>에 축하와 감사를 보낸다. 


철학을 전공한 필자에게 모르기는 백제사 뿐 아니라 고구려사 신라사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 수록 수구초심으로 조상들의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있다. 10여년 전 나의 집안의 뿌리가 전라북도 익산과 용안, 그리고 부여 근처라 오래 전 돌아가신 부모님들의 고향을 찾으면서 이 일대를 둘러 본 경험이 있다. 이미 그 때의 기억과 흔적은 거의 다 사라졌지만 유유히 흐르는 금강과 그것을 가로지른 금강 대교를 볼 때는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백제를 정복하기 위해 처들어오던 모습이 떠올랐다. 승자의 나라 신라의 경주에는 문화 유산이나 유적들이 잘 보존되어 있지만, 패자의 나라 백제는 그렇지 못하고 연구도 그렇지 못하다. 


이 책은 우리가 알지 못했고, 잘못 알았던 백제사에 10가지 도전적인 질문을 통해 접근한다. 아마도 이런 식의 접근은 저자가 오랫동안 백제사 관련 칼럼을 쓰면서 닦은 내공 덕분일 것이다. 


① 백제는 해씨왕조인가? 부여씨왕조인가?


② 백제 시조신화에 천손 또는 난생의 개념이 없는 이유는?


③ 대륙 백제군(요서군,진평군)을 설치한 주체는?


④ 근초고왕과 여구왕은 동일인인가? 근초고왕이 정복 군주인 근거는 무엇인가?


⑤ 전지태자가 왜국에 볼모로 간 이유는?


⑥ 백제가 전라도 등 서남부지역 전체를 장악한 시기는?


⑦ 신라가 전북 김제의 벽골제를 축조한 이유는?


⑧ 문주왕이 웅진을 천도지로 선택한 이유는?


⑨ 전남지역 장고형고분의 피장자는?


⑩ 성왕이 남부여로 국호를 변경한 이유는?


이러한 질문 자체가 하나같이 흥미롭다. 저자에 따르면, 이들 10대 미해결 문제는 『삼국사기』 기술 내용이 낳은 한계다. 모두 온조 중심의 천동설이 뿌리깊게 고착된 결과다. 그러나 이들 문제는 구태중심의 지동설로 전환하여 적용 시키면 의외로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시조 구태의 역사와 맞물려 있다.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 내가 어설프게 이야기하기 보다는 출판사의 책 소개를 인용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저자 정재수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백제사는 빙산의 일각이다.”라고 감히 주장한다. 그 근거로 『삼국사기』 〈백제본기〉 기록의 한계를 지적한다. 『삼국사기』는 고구려 계열인 시조 온조(비류 포함)계통의 전승 기록만을 편집한 역사서다. 역사 공간은 한반도에 국한된다. 이에 반해 부여계열인 시조 구태계통의 역사는 수면 아래 숨겨져 있는 거대한 빙산의 역사다. 역사 공간은 한반도뿐 아니라 중국 대륙, 일본 열도 모두를 망라한다. 특히 시조 구태계통의 역사는 부여 기마족의 대장정 역사로 정의할 수 있다.


중국 대륙의 서부여에서 출발하여 한반도의 부여백제를 거쳐 일본열도의 야마토로 재탄생하는 고대 동아시아의 거대한 역사밸트를 일군 주인공들이다. 본 책은 시조 구태계통의 역사를 복원한 새로운 백제사다. 한국판 백제사 season2다.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온조 계통의 백제사는 40% 정도며 나머지 60%는 구태계통의 역사다. 우리가 몰랐던 백제사의 진면목이다.


《우리가 몰랐던 백제사》는 말 그대로 『삼국사기』 기록의 한계를 극복한 신박한 백제사다. 저자는 중국과 일본의 사서 기록이 『삼국사기』 기록과 연결되지 않는 점을 주시하고 남당필사본의 삼국사 기록을 통해 시조 구태계통의 역사를 명확히 복원한다.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내용 자체가 다소 생소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생소함은 오히려 백제사를 새롭게 이해하는 혜안을 가져다 줄 것이다. 정재수의 《우리가 몰랐던 고대사》 시리즈는 고구려사, 신라사, 가야사 등도 출간할 예정이다."


"책이 죽어가는 이 시대"에는 책을 한 권 사서 읽어 보는 일도 보살행이라고 하면 너무 심한 이야기일까?


우리가 몰랐던 백제사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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