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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기 May 13. 2024

일상

일상 / 하기



오늘도 창밖으로 일상의 해가 진다


도봉산 인수봉 아래로 번지는 밍밍한 노을빛

저물기 전에 잠시 노을은 붉게 불타오르며

하루의 끝을 뜨겁게 반추하지만

고집도 없이 해가 지면 그 뿐


하루는 그제처럼 또 어제처럼 저물어 간다


천년이 지나도 일상은 스치듯 흘러갈 것이다

천 년 후의 하루도 오늘처럼 저물어갈 것이다


중랑천을 산책하는 강아지도 천변 가로등 밑에서

천 년 전의 자신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운동기구에서 운동을 하던 노인의 뒷모습은

천년 후의 나일지도...


저물어가는 일상을 똑같이 보내고 싶지 않은

오늘의 나는 천년 후의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천 년 후의 나천 년 전의 나

묵묵히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내일도 일상의 해는 어제처럼 또 오늘처럼 저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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