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창밖으로 일상의 해가 진다
도봉산 인수봉 아래로 번지는 밍밍한 노을빛
저물기 전에 잠시 노을은 붉게 불타오르며
하루의 끝을 뜨겁게 반추하지만
고집도 없이 해가 지면 그 뿐
하루는 그제처럼 또 어제처럼 저물어 간다
천년이 지나도 일상은 스치듯 흘러갈 것이다
천 년 후의 하루도 오늘처럼 저물어갈 것이다
중랑천을 산책하는 강아지도 천변 가로등 밑에서
천 년 전의 자신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운동기구에서 운동을 하던 노인의 뒷모습은
천년 후의 나일지도...
저물어가는 일상을 똑같이 보내고 싶지 않은
오늘의 나는 천년 후의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천 년 후의 나, 천 년 전의 나
묵묵히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내일도 일상의 해는 어제처럼 또 오늘처럼 저물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