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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겨울을 슬퍼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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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시골서재 강현욱
Nov 01. 2024
로드킬.
제3장. 삶.
밤이
짙을수
록 뛰쳐나오는 것이 있다
이것
을 처음
본 사람들은 기괴한 인광에
누구나 까무러치듯 놀라고야 만다
하지만 맨들맨들한 눈을 몆 번
보다보
면
습관처럼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지나쳐 간다.
언제나
그것은
다가오는 차디찬 덩어리
에
필사적으로 저항하듯
꼿꼿이
응시한다.
비켜.
..
비키라구.
너... 그러다 죽어.
날카로운
섬광으로
위협도
하고
찢어지는
경적으로
윽박질러
봐
도
피가 흐르나 얼어붙은 나무처럼 그는 꼼짝하지 않는다
이내
어둠의
피륙
은 한
겹
,
또 한
겹
. 그를 집어삼킨다
아무 일도 아닌 것이다.
그는 쓸개가
없어서 공포를 모른다는
어
느
동네
사내
의
무지한
말에 그저 주억거린다
쓸개가 빠져서
생길 수 있는
궁상맞은 용
기라면
나는
차라리
쓸개가
사라지길 바란 적도 있
다
그러나 나의 쓸개
즙은 여전히
차고도 넘친다
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쓸개 같으니
.
동녘
하늘에서
푸르스름한 빛이
번져온다
기어
이
그의 사체는 길 한복판에 널부러졌다
삼삼오오 그를 둘러싼
동네
사내
들
상기된
표정으로
그들은 히
덕거린다
고라니
쓸개가 그렇게
좋다는데...
그의
관짝
은 비루한 마대 자루다
그마저도 다리 한쪽은 비집고 흘러나온다
사내들은
밤이 짙어지길 기다린다
그렇게 몸에 좋다는 일을 하려면
달빛 하나 없는 캄캄한 밤이 제격인 것이다.
무심한 표정으로
그들을 뒤로하고
시동을 건다
쓸개를 빼앗긴 고라니는 쓸개를 돌려달라
오늘
밤도
짙을수록
눈을
부릅뜰
것이
다
하지만 나는 또 습관처럼 지나칠 것이다
윤기가 흘러 넘치는 자랑스러운 쓸개를 매달고서.
덧. 운전을 하며 들려오는 뉴스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암담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불쑥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시 한편을 갈겨씁니다.
그럼에도 동이 트기 직전에 세상은 가장 어둡다는 사실을 믿어봅니다.
작가님들, 그리고 독자님들 항상 강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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