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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저기요. 당신은 어떤가요?

by 문구슬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당시에 나는 사람의 관심이 부담스러웠고, 사람이 어렵고 지겨웠다. 사실은 상대의 눈빛 한 번에 흔들리고, 상대의 관심 한 번에 온 마음이 쏠리는 내 모습이 싫었다. 나를 내팽개치고 방치한다는 것만 같아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조금 멀어지고 나를 돌봐준다면 다시 그들에게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단단해져야 했다. 그들의 관심에 보답을 하기 위해서. 그 어떤 기대도 없이, 돌아오지 않는 마음이더라도 실망하지 않도록 더 단단해지고 싶었다.

비록 사람들과 멀어지면서 다소 사회성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다행히 먹고사는데 지장은 없었고, 비록 인간관계가 많이 협소해지기는 했으나 다행히 소중한 친구 몇 명이 아직 내 옆에 남아있음에 감사했다. 나만의 성에 들어가 있어도 한 번씩 안부를 물어봐주는 이들이 있어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았다. 오히려 그 믿음이 있었기에 나의 세계 속으로 여행을 잘 다녀올 수 있었다. 덕분에 흔들리기는 해도 금방 제 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단단함이 생겼다.

여전히 과한 관심은 부담으로 다가오지만 이제는 감사한 마음이 더 크다.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집착하기보다 그저 그 순간의 마음이 더 고맙기에 순간만 기억해두려 한다. 나의 뿌리가 단단해지니 이제는 주위를 돌아볼 여력이 생겼다. 관심을 건네는 사람의 눈을 마주하여 나의 진심을 담아 보내기도 하고 반대로 그들에게 내가 안부를 물어보기도 한다. 그들이 정말 잘 지내고 있는지 걱정되는 마음에, 그들이 나와 있는 순간만큼은 웃을 수 있기를 바라며.

당신은 어떤가요. 요즘 잘 지내고 있나요. 고민, 근심은 없으신가요. 아, 저의 관심이 부담스러우신가요. 혹시 필요하면 언제든 저를 찾아주세요. 바로 나타날 수 있도록 잘 숨어있을게요. 어디에든 있을게요. 당신의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지기를 바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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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