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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레인 Nov 07. 2024

다시 도쿄로~~

셋째 날

오후나 역에서 요코스카 선을 타고 다시 도쿄 역으로 갔다.  아사쿠사에 있는 호텔의 체크인까지 시간이 꽤 남아 도쿄 역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한 거다.  평일임에도 도쿄 역엔 서양 외국인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 빈 코인로커를 찾는 것도 일이었다.



겨우 짐을 넣고 점심을 먹으려고 간 곳은 ‘깃테 마루노우치’라는 쇼핑몰이었다.  어서 오라는 뜻의 ‘KITTE(きて)’ 쇼핑몰은 일본 각지의 유명 물품과 식료품 등을 취급하고 있어 다분히 일본스러운 정취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일단 찾아간 곳은 ‘규탄’이란 음식점이었는데, 주문을 하면서야 규탄(牛タン)이 ‘소혀’라는 걸 알게 되어 아차 싶었다.  지면 상 구구절절 모두 토로할 수는 없으나 당시의 내가 얼마나 지치고 배가 고팠었는지를 알 수 있던 순간이었다.  소혀의 형태가 없을 함박 스테이크 정식을 주문했는데, 같이 나온 국물이 딱 설렁탕이라 김치가 있었으면 밥을 말아먹었을 정도로 맛이 있었다.






밥을 두둑이 먹으니 마음의 여유가 생겨 쇼핑몰 옥상으로 올라갔다.  탁 트인 도쿄역 전망에 바람까지 시원해 오가는 전차들을 아이마냥 구경했다.  서울역의 서울로 7017에서 내려다보면 이런 전경일까 싶었다.  서울 사람임에도 서울역을 제대로 본 적이 별로 없어 이 기회에 한 번 가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층을 내려가면서 눈길이 가는 가게를 둘러본 후 1층에 있는 커피숍에 들어가 커피를 마셨다.  그곳도 사람들이 많아 앉을자리를 먼저 잡은 후 주문을 해야 했다.




도쿄 역에서 짐을 찾은 후 지하철을 타기 전에 도쿄 메트로 48시간 승차권을 구입했다.  엄마 핸드폰이 삼성 안드로이드 폰이라서 파스모나 스이카를 사용하기에 매우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도쿄역의 돔 천장



호텔까지 가는 여정도 만만치 않았다.  우리나라는 역 간의 환승에 불편함이 전혀 없는데, 도쿄는 운영 회사가 각기 달라 환승할 때마다 표를 개찰하고 다음 역으로 한참을 걸어가야 한다.  게다가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터는 있어도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는 볼 수가 없어 4층 높이의 계단을 짐을 들고 내려가야 하는 나나 노년의 엄마에겐 무척 고역이었다.  



비즈니스 호텔 토요코 인은 오래전부터 고객이라 미리 등록한 앱의 회원권으로 체크인이 수월했다.  예약한 방으로 들어가니 똑같은 구조의 작은 방 두 개가 욕실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데칼코마니처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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